고전 장론 — 스칼라장과 클라인–고든
고전 장론 — 스칼라장과 클라인–고든
시공간의 모든 점에 하나의 실수를 얹는다 — 가장 단순한 상대론적 파동방정식이 어떻게 작용 원리에서 떨어지는가.
들어가며
5장에서 우리는 라그랑지안 형식을 입자에서 장(field)으로 확장했다. 자유도가 셀 수 있는 집합 에서 시공간 위에 깔린 연속 함수 로 바뀌었지만, “작용을 정류시키면 운동방정식이 떨어진다”는 골격은 똑같이 살아남는다. 이 장에서는 그 골격을 가장 단순한 사례 — 실 스칼라장(real scalar field) — 에 적용해 본다. 이 장을 마치면 독자는 작용 한 줄에서 클라인–고든 방정식(Klein–Gordon equation) 을 직접 유도할 수 있고, 왜 이 방정식이 양자장론으로 가는 첫 디딤돌이 되는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시공간 계량(metric) 으로 (+, -, -, -) 부호 규약을 쓴다. 즉 . 또한 본문 중반부터 자연 단위계 을 사용한다.
본론 1 — 4-벡터 셋업
시공간 위의 한 점을 4-벡터
로 적는다. 그리스 첨자 (뮤, mu) 는 0부터 3까지 달린다. 0번째 성분이 시간 곱하기 광속, 1~3번째가 공간 좌표다.
계량 텐서(metric tensor) 는 첨자 두 개를 한 번에 내리고 올리는 데 쓰는 대칭 행렬이다. 이 책에서는
로 잡는다 (이른바 mostly-minus 규약). 역행렬 도 같은 모양이다. 같은 첨자가 위·아래 한 번씩 나오면 0부터 3까지 합한다 — 아인슈타인 합 규칙(Einstein summation).
편미분 연산자를 4-벡터로 묶으면
두 연산자를 한 번 더 축약하면 달랑베르시안(d’Alembertian) 이 나온다:
이것이 4차원판 라플라시안이다. 지금부터는 표기를 줄이기 위해 로 놓는다. 시간과 공간이 같은 단위(길이 단위)를 가지게 되며, 가 된다.
본론 2 — 스칼라장 라그랑지안과 클라인–고든
실 스칼라장(real scalar field) 은 시공간의 각 점에 하나의 실수를 부여하는 함수다. 회전이나 부스트로 좌표축을 돌려도 그 점에서의 값은 변하지 않는다 — 그래서 “스칼라”라 부른다.
가장 단순한 로런츠 불변 라그랑지안 밀도(Lagrangian density)는
여기서 은 장에 붙는 질량 모수(mass parameter)다. 첫 항은 시공간 미분 두 개를 묶어 만든 운동에너지 항, 두 번째는 퍼텐셜 항이다.
5장에서 얻은 장에 대한 오일러–라그랑주 식
에 직접 대입해 보자. 좌변 안쪽은 , 우변은 . 따라서
이것이 클라인–고든 방정식(Klein–Gordon equation) 이다.
평면파 시험해 를 넣으면 , 즉 상대론적 분산관계가 떨어진다. 질량 이 0이면 광선 분산 로 환원되고, 이면 파장이 짧아질수록 군속도가 광속에 접근한다.
본론 3 — 왜 클라인–고든이 중요한가
클라인–고든은 스핀 0인 보손(boson) 을 기술하는 가장 낮은 차수의 상대론적 파동방정식이다. 1920년대 후반 슈뢰딩거 자신도 처음에는 이 식을 “상대론적 슈뢰딩거 방정식” 후보로 만들어 보았다. 그러나 곧 두 가지 문제에 부딪힌다.
첫째, 시간에 대해 2차 미분이라서, 초기 조건으로 뿐 아니라 까지 줘야 한다. 슈뢰딩거 식은 1차 미분이어서 만 주면 충분했다. 둘째, 의 해 에는 음의 에너지 해가 함께 나온다. 단일 입자 확률 해석을 강제로 입히려 하면 확률밀도가 음수가 될 수 있다.
해결은 한참 뒤에야 나왔다. 클라인–고든은 한 입자의 파동함수가 아니라, 양자화(quantization) 를 거쳐 스핀 0 보손 — 예컨대 힉스 보손이나 파이온 — 을 만드는 고전 장방정식이라는 것이다. 음의 에너지 해는 반입자로 재해석된다.
이 장의 결과는 9장에서 한 번 더 만난다. 거기서는 작용 를 가중치 로 묶어 모든 경로에 대해 합하는 경로적분(path integral) 을 다루는데, 극한에서 정류점이 살아남아 오일러–라그랑주 식이 복원된다. 클라인–고든은 그 정류점의 가장 깔끔한 예가 된다.
파이썬으로 확인
# 1+1 차원 클라인-고든 방정식의 도약 (leapfrog) 적분.
# (∂_t^2 - ∂_x^2 + m^2) φ = 0
# 가우시안 초기 조건을 넣고 시간이 흐르며 파속이 분산하는 모습을 본다.
import numpy as np
import matplotlib.pyplot as plt
Nx, dx = 400, 0.1
x = np.linspace(-20, 20, Nx)
dt = 0.05
m = 1.0
# 초기 조건: 폭 1.5의 가우시안, 초기 속도는 0
phi_prev = np.exp(-(x / 1.5)**2)
phi = phi_prev.copy() # ∂_t φ = 0 이므로 한 스텝 전도 동일
snapshots = {0.0: phi.copy()}
target_times = [5.0, 10.0, 15.0]
t, step = 0.0, 0
while t < target_times[-1] + dt:
lap = np.zeros_like(phi)
lap[1:-1] = (phi[2:] - 2*phi[1:-1] + phi[:-2]) / dx**2
phi_next = 2*phi - phi_prev + dt**2 * (lap - m**2 * phi)
phi_prev, phi = phi, phi_next
t += dt; step += 1
for tt in target_times:
if abs(t - tt) < dt/2 and tt not in snapshots:
snapshots[tt] = phi.copy()
for tt, snap in snapshots.items():
plt.plot(x, snap, label=f"t = {tt:.0f}")
plt.xlabel("x"); plt.ylabel(r"$\phi(x, t)$")
plt.legend(); plt.title("1+1D Klein-Gordon — 분산하는 파속")
plt.show()
가우시안은 시간이 흐르면서 양쪽으로 갈라지지만, 광속만으로 진행하는 무질량 파동과 달리 봉우리가 점점 낮아지고 폭이 넓어진다. 이것은 항 때문에 성분마다 군속도 가 달라지는 분산(dispersion) 의 결과다.
다음 장으로
7장: 상대론적 역학에서는 이 장에서 깔아둔 4-벡터 도구상자를 입자 쪽으로 되돌려, 자유 입자의 작용 에서 시작해 4-운동량, 4-가속도, 그리고 외력에서의 운동방정식을 정리한다. 장과 입자가 같은 변분 원리 아래 어떻게 한 폭의 그림으로 묶이는지를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