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론적 역학 — 4-벡터와 자유 입자 라그랑지안
상대론적 역학 — 4-벡터와 자유 입자 라그랑지안
고유시간을 작용으로 잡으면 자유 입자의 라그랑지안이 한 줄로 떨어진다 — 그 한 줄에서 와 뉴턴 역학이 동시에 굴러 나오는 과정을 따라간다.
들어가며
지금까지 1~6장에서 다룬 라그랑지안의 원형 은 였다. 이 모양은 갈릴레이 변환 — 즉 일정한 속도 로 움직이는 또 다른 관성좌표계로 옮겨가는 변환 — 아래서 운동방정식의 모양을 바꾸지 않는다. 그래서 뉴턴 역학에서 모든 관성계가 같은 물리법칙 을 본다는 원리가 자동으로 보장된다. 그런데 19세기 말 맥스웰 방정식이 등장하고, 그 방정식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광속이 모든 관성계에서 같다 는 사실이 1905년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정리되자 — 진짜 좌표 변환은 로런츠 변환 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갈릴레이 변환은 어디까지나 저속 극한 의 근사일 뿐이다.
문제는 이렇다. 뉴턴 역학 라그랑지안 는 갈릴레이 변환 아래서는 깔끔하게 형태가 유지되지만, 로런츠 변환 아래서는 부서진다. 즉 좌표계를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부스트하면 — 라그랑지안이 더는 같은 모양 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굴러 나오는 운동방정식 도 같은 운명이다. 그래서 상대성 원리 와 정합한 새 라그랑지안이 필요하다 — 로런츠 변환 아래서 모양이 유지되는 작용을 짜야 한다.
이 장은 그 새 골격을 짠다. 단 세 개의 단어 — 고유시간, 4-속도, 불변 작용 — 가 도구의 전부다. 입자가 스스로 들고 다니는 시계의 시간 (= 고유시간 ) 을 작용에 집어넣으면, 자유 입자의 라그랑지안이 한 줄로 떨어진다. 그 한 줄에서 — 운동량의 모양, 에너지의 모양, 그리고 그 둘을 잇는 분산 관계 가 부산물 로 줄줄이 나온다. 더 놀라운 일은 — 저속 극한 에서 그 한 줄이 정확히 뉴턴의 운동에너지 로 환원되면서, 동시에 정지 에너지 라는 새 정보 까지 끼워들고 온다는 점이다. 학부 역학에서 결과만 외워야 했던 이 — 라그랑지안 처방의 자연스러운 결론으로 굴러 나오는 자리를 직접 보게 된다.
본론은 셋이다. 본론 1은 도구 셋업 — 고유시간이 무엇인지, 4-속도가 무엇인지, 왜 이들이 모든 관성계에서 같은 값 인 불변량 인지를 손계산으로 확인한다. 본론 2는 그 도구로 자유 입자의 작용 을 짜고, 거기서 운동량과 에너지의 상대론적 모양 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한 줄로 가 떨어지는 자리에서 — 양자장론과 입자물리학의 출발선이 되는 분산 관계 가 자동으로 나오는 것을 본다. 본론 3은 저속 극한 을 짚는다. 새 라그랑지안 가 에서 어떻게 뉴턴 역학으로 환원되는지를 테일러 전개로 손으로 풀고, 거기서 정지 에너지 와 첫 상대론 보정 의 정체를 짚는다. 끝으로 파이썬에서 분산 관계가 부동소수 정밀도 한계까지 성립 함을 확인하고 — 다음 장에서 이 처방을 장(field) 으로 끌어올리는 노이터 정리의 장론적 일반화로 다리를 놓는다.
이 장에서는 본문 내내 자연 단위계 을 쓴다. 6장에서 이미 짚었듯 — 광속을 단위 로 잡아 시간과 길이를 같은 차원으로 측정한다는 의미고, 이렇게 해 두면 식이 한층 깔끔해진다. 다만 마지막에 수치 를 다룰 때는 SI 단위로 되돌려 — 의 실제 크기 (전자의 경우 약 0.511 MeV) 가 어디서 떨어지는지를 짚는다. 차원을 언제 복원 하는지가 손계산의 흐름을 흩지 않게 하는 핵심 요령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 이 장은 특수상대성 만 다룬다. 일반상대성 — 즉 중력장이 있는 시공간 — 은 이 책의 범위를 벗어난다. 일반상대성에서는 시공간 자체가 휘어져 있고, 계량 가 시공간 점에 따라 달라지는 텐서 로 바뀐다. 그러면 4-속도와 4-운동량의 정의 는 유지되지만 — 적분 경로 자체 가 측지선 방정식 이라는 새 운동방정식을 따라야 한다. 이 책에서는 평평한 민코프스키 시공간 에서 시작해 — 거기서 굴러 나오는 가장 단순한 골격 만 짚는다. 그래도 처방의 정신 — 불변량으로 작용을 짠다 — 은 일반상대성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본론 1 — 고유시간과 4-속도
상대성 원리의 수학적 표현 은 한 줄이다. 모든 관성좌표계에서 물리법칙은 같은 모양으로 적힌다. 이 원리를 라그랑지안 형식으로 옮기면 — 작용 는 좌표 변환 아래서 변하지 않는 양 (= 불변량) 이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변환 을 고려하느냐가 어떤 역학 을 짜는지를 결정한다. 갈릴레이 변환 아래서 불변인 양으로 작용을 짜면 뉴턴 역학이 나오고, 로런츠 변환 아래서 불변인 양으로 작용을 짜면 상대론적 역학 이 나온다. 이 장이 하는 일은 후자의 작용을 직접 짜는 것이다.
먼저 시공간 의 그림부터 정리하자. 민코프스키 시공간(Minkowski spacetime) 은 4차원 공간이다 — 시간 1차원과 공간 3차원이 한 묶음 으로 들어간다. 한 사건 (= 시공간 한 점) 을 4-벡터로 적으면
가 된다 ( 단위니까 가 그냥 로 적힌다). 입자가 시공간 안에서 그리는 궤적 을 — 그 입자의 세계선(worldline) 이라 부른다. 학부 역학에서 시간-위치 그래프 가 평면 위의 곡선이었듯 — 시공간에서는 4차원 안의 곡선 이 된다. 다만 그릴 때는 시간을 세로축, 공간을 가로축 으로 잡는 시공간 다이어그램 으로 줄여 그리는 게 보통이다.
여기서 두 사건 사이의 거리 를 어떻게 잴 것인가가 핵심 문제다. 학부 기하에서 두 점 과 사이의 거리는 — 피타고라스다. 시공간에서는 이게 그대로 안 통한다. 시간 성분과 공간 성분이 같은 부호 로 들어가면 — 로런츠 변환 아래서 값이 변한다. 그래서 시공간 간격(interval) 은 부호를 비대칭 으로 잡는다.
이 양이 모든 관성좌표계에서 같은 값 이다 — 즉 로런츠 불변량 이다. 시간 성분에 , 공간 성분에 가 들어가는 부호 비대칭 이 시간과 공간을 구분 하는 유일한 정보고, 6장에서 다룬 mostly-minus 계량 의 직접적 결과다. 이 (그리스 문자 타우) 를 고유시간(proper time) 이라 부른다 — 입자가 스스로 들고 다니는 시계 의 시간이다.
고유시간의 의미 를 한 줄 풀자. 어떤 관성좌표계에서 입자의 운동을 관찰하든 — 시간 간격 와 공간 변위 의 측정값 은 좌표계마다 다르다. 그러나 이라는 조합 만은 모든 좌표계에서 같은 수 가 떨어진다. 그 불변한 수 가 고유시간 제곱이다. 직관적으로는 — 입자에 시계 하나를 묶어 같이 움직이게 했을 때 그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이다. 이 입자와 함께 움직이는 좌표계 를 정지좌표계(rest frame) 라 부르고, 정지좌표계에서는 입자가 움직이지 않으니 — 그래서 가 된다. 즉 정지좌표계에서의 시간 간격 이 곧 고유시간이다.
헷갈리는 자리: 고유시간 와 좌표시간 는 다르다. 좌표시간 는 — 외부 관성계의 관찰자 가 자기 시계로 잰 시간이고, 좌표계마다 값이 다르다. 고유시간 는 — 입자 자신의 시계 가 가리키는 시간이고, 모든 좌표계가 같은 값으로 동의한다. 식에서 가 들어 있는 자리는 어느 관성계의 시간이냐 를 명시해야 하고, 가 들어 있는 자리는 그런 명시가 필요 없다. 그래서 작용을 고유시간으로 적는 것이 자동으로 로런츠 불변을 보장한다.
이제 실험실 시간 와 고유시간 의 비율 을 손으로 풀자. 정의식 의 양변을 로 나누면
여기서 는 실험실에서 본 3-속도 다. 양변에 제곱근을 씌우면
가 떨어지고, 그 역수 로 익숙한 인자
가 정의된다. (감마) 는 — 고유시간 한 틱당 좌표시간이 몇 틱 흐르는지 의 비율이고, 시간 팽창(time dilation) 의 인자다. 에서 — 정지 입자는 고유시간과 좌표시간이 같다. 가 광속 1에 다가가면 는 발산 한다 — 즉 광속에 무한히 가까운 입자 는 자기 시계가 거의 멈춘 것처럼 보인다. 학부 현대물리에서 외워야 했던 시간 팽창의 공식 이 — 여기서는 고유시간의 정의 에서 자동으로 떨어진다.
헷갈리는 자리: 인자가 발산 하는 자리 은 — 유한한 질량 입자가 광속에 도달할 수 없다 는 사실의 다른 표현이다. 에 다가갈수록 고유시간 한 틱 을 흘려 보내는 데 좌표시간이 무한히 들어간다 — 즉 광속에 도달하려면 무한한 시간 (외부 시계 기준) 이 필요 하다. 광자처럼 질량이 0인 입자 만 로 움직일 수 있는데 — 광자의 세계선은 고유시간이 정의되지 않는다 (). 즉 광자는 “자기 시계가 흐르지 않는” 그림이다.
이제 4-속도 를 정의하자. 학부 역학의 3-속도 는 — 공간 좌표를 좌표시간으로 미분 한 양이었다. 시공간으로 올라가면 — 4-좌표 를 고유시간 로 미분 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반화다. 좌표시간으로 미분하지 않는다 — 좌표시간은 관성계마다 다른 값 이라, 그걸로 미분하면 4-속도가 관성계마다 다른 4-벡터 가 되어 버린다. 고유시간으로 미분하면 — 분모가 불변량 이라, 분자 (= 4-좌표 차이) 가 4-벡터로 변환 하기만 하면 결과도 4-벡터로 변환 한다. 그래서 4-속도는
로 정의된다. 각 성분을 손으로 풀자. 시간 성분 은 — 위에서 본 인자 그 자체다. 공간 성분 은 연쇄법칙 으로 . 즉
가 4-속도의 명시적 모양 이다. 정지 입자 에서는 — 시간 방향만 가리키는 4-벡터 가 된다. 즉 정지 입자는 공간에서는 안 움직이지만 시간에서는 1의 속도로 흐른다. 광속 단위로 적으면 모든 입자는 시공간을 정확히 광속으로 움직인다 — 다만 그 4-속도의 방향 이 시간축 (= 정지 입자) 인지, 시공간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방향 (= 움직이는 입자) 인지의 차이일 뿐이다.
이 그림이 정확히 들어맞는 이유를 확인하자. 4-속도의 노름 (= 자기 자신과의 4-벡터 내적) 을 계산해 보면
이 떨어진다. ( 의 정의를 그대로 대입했다.) 즉 모든 4-속도는 노름이 1 — 시공간 단위벡터 다. 이게 모든 입자가 시공간을 광속으로 움직인다 는 표현의 정확한 의미다.
헷갈리는 자리: 의 노름 은 ( 단위) 항등식 이다 — 어떤 운동 상태에서든 이 값은 항상 1. SI 단위로 풀면 이 된다. 이 값이 4-속도가 시공간 단위벡터 임을 말해 준다.
이제 한 발 더 나아가, 4-운동량 을 정의하자. 학부 역학에서 3-운동량은 였다 — 질량 곱하기 3-속도. 시공간으로 올라가면 — 질량 곱하기 4-속도 가 자연스러운 일반화다.
이 4-벡터의 각 성분 을 보자. 시간 성분 이 — 우리가 잠시 후 총 에너지 라 부를 양이다. 공간 성분 가 — 상대론적 3-운동량. 정지 입자 에서 , 이 된다. 즉 정지 입자는 3-운동량이 0이지만 시간 성분 는 0이 아닌 어떤 값 을 가진다 — 이 정지 상태에서도 살아남는 시간 성분 이 곧 정지 에너지 의 정체다.
마지막으로 4-운동량의 노름 을 계산하자. 4-속도의 노름이 1이었으니 — 양변에 을 곱하면
이 떨어진다. 명시적으로 풀면 , 즉 시간 성분 제곱에서 공간 성분 제곱의 크기를 뺀 값 이 질량 제곱 이다. 이 한 줄이 — 다음 단원에서 라그랑지안으로 떨어뜨릴 분산 관계 의 미리보기다. 4-속도와 4-운동량의 기하적 정의 만으로도 — 분산 관계의 모양 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헷갈리는 자리: 은 불변량 이다 — 어느 관성계에서 측정하든 같은 값. 이게 질량의 진짜 정의 다. 학부 역학에서 질량 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양 이었지만 — 상대론에서는 4-운동량의 노름 으로 기하적으로 정의 된다. 움직이는 관찰자가 본 에너지 과 움직이는 관찰자가 본 운동량의 크기 는 둘 다 좌표계에 따라 달라지지만 — 그 조합 만은 모든 좌표계에서 으로 같다. 이걸 불변 질량(invariant mass) 이라 부르고 — 입자물리학에서 입자 종류를 식별 하는 핵심 변수다.
본론 2 — 자유 입자 라그랑지안과
이제 도구가 갖춰졌으니, 본격적으로 작용 을 짜자. 라그랑지안 처방의 핵심 요청은 한 줄이다 — 작용 는 로런츠 변환 아래서 불변이어야 한다. 이게 보장되어야 — 어느 관성계에서 보든 같은 운동방정식 이 떨어진다.
자유 입자 — 외부 힘이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입자 — 의 작용에 들어갈 수 있는 후보 불변량 은 무엇이 있는가? 입자에 관련된 로런츠 불변량 으로 가장 단순한 것은 고유시간 자체 다. 본론 1에서 봤듯 — 는 정의상 모든 관성계가 같은 값을 측정하는 양이다. 그래서 작용을 고유시간의 적분 으로 잡으면 — 자동으로 로런츠 불변이 된다.
여기서 이라는 상수 계수 가 앞에 붙어 있다. 부호 와 질량 인자 의 정당화는 차차 한다 — 결과적으로 저속 극한에서 뉴턴 역학과 맞도록 부호와 인자를 잡으면 이 떨어진다. 일단은 이렇게 적힌 작용 의 수학적 결과부터 따라가자.
헷갈리는 자리: 라그랑지안의 부호 는 작용 정류 원리 와 일치하도록 선택한 것이다. 작용은 극값 (보통 최소 지만 안장점 일 수도 있다) 을 갖는 경로 가 실제 운동이라는 원리다. 에 마이너스 부호 가 붙어 있어야 — 고유시간이 최대가 되는 경로 가 작용의 최소값 이 된다. 그리고 측지선 (= 시공간에서 직선 경로) 이 고유시간을 최대화 한다는 사실은 — 학부 상대론의 쌍둥이 역설 에서 본 그림이다. 즉 지구에 머문 형제 가 우주여행한 형제 보다 고유시간을 더 많이 흘려 보내는 이유다. 작용의 부호는 이 기하적 사실 과 어긋나지 않게 잡혀 있다.
질량 인자 의 정당화도 한 줄. 작용은 차원이 [에너지][시간] 인 양이다. 고유시간 자체는 시간 차원. 그래서 그 앞에 에너지 차원의 상수 가 곱해져야 한다. 입자에 관련된 가장 단순한 에너지 차원의 상수 가 — 그 입자의 질량 (자연 단위 에서 질량과 에너지가 같은 차원) 이다. 부호는 변분이 최소가 되도록, 크기는 차원이 맞도록 잡으면 — 이 유일한 자연스러운 선택이 된다. 라그랑지안에서 상수의 정체 가 이렇게 차원 분석과 작용 정류 원리의 결합 으로 결정되는 자리는 — 학부 역학에서는 흔치 않은 그림이다.
이제 작용을 실험실 시간 로 다시 적자. 적분 변수를 에서 로 바꾸려면 를 대입하면 된다.
이 식의 적분 안 의 양 — 즉 시간 적분에서 적분되는 함수 — 이 바로 라그랑지안 이다.
이 한 줄이 자유 입자의 상대론적 라그랑지안 이다. 이 모양을 학부 역학의 자유 입자 라그랑지안 와 한번 비교해 보자. 모양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 — 제곱근이 들어 있고, 부호도 마이너스고, 상수항도 (그 안에 숨어) 있다. 그런데도 저속 극한에서는 두 모양이 일치한다. 본론 3에서 이 사실을 손으로 풀 것이다. 지금은 이 새 라그랑지안에서 운동량과 에너지가 어떻게 떨어지는지 부터 짚자.
헷갈리는 자리: 의 모양이 익숙한 와 닮지 않았다 는 사실은 — 흔히 학부생을 멈칫하게 한다. 그러나 물리적 정보 는 라그랑지안의 값이 같은지 가 아니라 — 거기서 떨어지는 운동방정식이 어떤 극한에서 어떻게 환원되는지 가 결정한다. 두 라그랑지안은 상수 차이 와 고차 항 차이 만 두고 — 저속 극한 에서 같은 운동방정식 을 떨어뜨린다.
이제 운동량 을 손으로 풀자. 학부에서 외운 정의 — 라그랑지안을 속도로 미분 한 양 — 을 그대로 쓴다. 에 공간 좌표 는 안 들어 있고 (= 자유 입자라 퍼텐셜이 없다), 속도 만 들어 있다. (= ) 이라는 점을 쓰면
가 떨어진다. ( 의 에 대한 미분이 , 제곱근의 미분에 역수와 가 곱해진다.) 정리하면
이 떨어진다 — 정확히 본론 1에서 4-운동량의 공간 성분 으로 적었던 양이다. 라그랑지안 처방 으로 풀어도 — 기하적 정의로 적었던 양 과 같은 결과 가 나온다. 이게 라그랑지안 형식의 내적 일관성 의 한 사례다.
다음으로 해밀토니안 을 풀자. 르장드르 변환 의 공식 — — 을 그대로 쓴다.
이 두 항을 공통 분모 로 묶자. 첫 항은 분모 가 이미 있고, 둘째 항에 를 곱하면 분자가 이 된다. 합치면
즉 해밀토니안 = 4-운동량의 시간 성분 . 이게 총 에너지 의 정체다. 라그랑지안 형식에서 — 라그랑지안이 시간에 명시적으로 의존하지 않을 때 해밀토니안이 보존량 (즉 에너지) 이라는 1장의 결과를 — 상대론적 경우 로 확장한 결과다.
이제 핵심 한 줄을 풀자. 과 라는 두 식에서 를 소거 한다. 두 식을 제곱하고 시간 성분 제곱에서 공간 성분 제곱의 크기를 빼 보자.
마지막 등식에서 의 정의를 그대로 썼다. 이 한 줄을 정리하면
이 떨어진다 — 상대론적 분산 관계(relativistic dispersion relation) 라 부르는 한 줄이다. 4-운동량의 노름 의 명시적 풀이가 곧 이 식이다. SI 단위로 되돌리면 — 이 된다 ( 의 거듭제곱은 차원 분석 으로 복원).
이 식의 의미 를 한 줄씩 풀자. 첫째 — 정지 상태 에서는 , 즉 (양의 부호를 선택). SI 단위로 풀면 — 학부 현대물리에서 결과만 외워야 했던 가 라그랑지안 처방의 부산물 로 자동으로 떨어진다. 둘째 — 광자처럼 질량이 0 인 입자에서는 , 즉 ( 복원 시 ) — 광자의 에너지가 운동량에 정비례 한다는 사실이 한 줄로 떨어진다. 셋째 — 일반 입자에서 는 항상 보다 크거나 같다 — 운동에너지가 .
헷갈리는 자리: 는 — 질량이 에너지로 환산되는 인자 라기보다는, 모든 입자가 정지 상태에서도 가지는 에너지의 양 이다. 질량 자체가 에너지의 한 형태 라는 의미고, 실제로 핵반응이나 입자-반입자 소멸에서 — 정지 에너지가 복사 에너지로 전환 되는 것이 관측된다. 이 사실이 라그랑지안의 모양 에서 자동으로 떨어진다는 점이 — 작용 원리의 위력을 보여 주는 한 사례다.
본론 3 — 뉴턴 극한과 정지 에너지
새 라그랑지안 가 — 저속 극한 에서 어떻게 학부 역학의 로 환원되는지를 손으로 풀자. 테일러 전개 가 도구다.
학부 미적분에서 외운 한 줄 — , — 을 부호를 뒤집어 에 쓰면
이 떨어진다. (양변을 직접 검산하자: 에서 좌변 1, 우변 1 — 맞음. 양변을 로 미분 후 에서 평가하면 — 좌변 , 우변 — 맞음.) 이 식의 양변에 을 곱하면
이 떨어진다. 세 항 을 한 줄씩 풀자.
첫째 항 은 — 속도와 무관한 상수 다. 이 항이 운동방정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 으로 확인하자. EL 식
에서 는 — 첫째 항 이 속도와 무관 하므로 0. 도 — 첫째 항이 위치와도 무관 하니까 0. 즉 첫째 항은 운동방정식에 아무 기여도 안 한다. 이는 1장에서 짚은 “라그랑지안에 상수를 더해도 운동방정식이 안 바뀐다” 는 게이지 자유도 의 한 사례다.
그런데 에너지 (= 해밀토니안) 에는 다르다. 해밀토니안 공식 을 첫째 항만 빼낸 라그랑지안에 적용해 보자. 이면 이므로 운동량 기여도 0, 그러나 자체가 0이 아닌 음수 라 — 부분 에서 이 살아남는다. 즉 해밀토니안에는 의 상수 기여 가 남는다. 이 정지 에너지 (SI로 ) 의 정체가 — 라그랑지안 첫째 항 에서 해밀토니안으로 옮겨질 때 부호가 뒤집힌 양이다.
헷갈리는 자리: 상수 항은 운동방정식에 영향을 안 주지만 에너지에는 영향을 준다. 이 비대칭은 — 라그랑지안 형식과 해밀토니안 형식의 역할 차이 에서 온다. 라그랑지안은 변분 의 도구라 상수가 변분에 사라진다. 해밀토니안은 르장드르 변환 의 결과라 라그랑지안 자체의 값이 부호를 뒤집어 들어간다. 두 형식이 같은 운동방정식 을 떨어뜨리면서도 — 에너지의 영점 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정보 를 들고 있다. 그래서 정지 에너지의 절대값 은 라그랑지안의 상수항 으로 결정된다.
둘째 항 은 — 정확히 뉴턴 운동에너지 다. 이 항만 떼어 놓고 EL 식을 풀면 — (학부 운동량), 그리고 자유 입자 운동방정식 (= 등속직선운동) 이 떨어진다. 즉 저속 극한에서 상대론적 라그랑지안이 뉴턴 자유 입자 라그랑지안으로 환원 된다 — 첫째 항 은 운동방정식에 무관하니까 무시, 셋째 항 이상은 에서 작은 보정. 남는 것 이 정확히 이다.
이 사실은 — 상대론이 뉴턴 역학을 부정 하는 게 아니라, 뉴턴 역학이 상대론의 저속 극한 임을 보여 준다. 두 이론이 대립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론이 더 깊은 골격 이고 뉴턴 역학은 그 골격의 좁은 한 부분 이다. 라그랑지안 처방이 이 환원 관계를 한 줄로 보여 준다 — 테일러 전개 한 번이면 끝난다. 어떤 새 이론이 옛 이론을 대체할 때 — 옛 이론이 새 이론의 어떤 극한에서 자동으로 환원 되어야 한다는 대응 원리(correspondence principle) 의 한 사례고, 이 원리는 상대론 과 양자역학 모두에서 옛 이론과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셋째 항 은 — 첫 상대론 보정 이다. (= 광속의 10%) 에서 이 항의 크기는 — 뉴턴 운동에너지 대비 . 에서 , 그래서 보정은 0.25%. 에서는 , 보정 1%. 즉 광속의 20% 정도부터 상대론 보정이 1% 수준에 도달 한다. 일상의 자동차나 비행기 () 에서는 보정이 — 완전히 무시 가능. 그래서 학부 역학에서 뉴턴으로 충분히 잘 맞는다.
그러나 입자가속기 에서는 다르다. 전자가 광속의 99% 이상 (, ) 으로 가속되는 자리에서 — 테일러 전개가 더는 안 통한다. 무한 차수 모든 항을 다 합쳐야 한다. 그래서 입자물리학자 가 다루는 입자는 — 원래의 상대론적 라그랑지안 를 그대로 써야 한다. 우주선(cosmic ray) 으로 지구에 떨어지는 뮤온 — 정지 수명이 인데 광속의 99.5% 로 움직일 때 시간 팽창으로 실험실 수명이 가 되어 대기를 횡단해 지표면에 도달한다 — 이 현상의 정량적 설명도 같은 라그랑지안에서 떨어진다.
저속 극한 의 또 다른 의미는 — 상수항 이 운동방정식에 안 나타난다 는 사실이 왜 19세기 물리학자에게 정지 에너지가 보이지 않았는지 를 설명한다는 점이다. 뉴턴 역학은 운동방정식 만 본다 — 에너지의 절대값 을 결정하지 못한다. 변분을 통과한 결과 만이 관측 가능한 양이다. 그래서 정지 에너지 라는 운동방정식에 안 나타나는 양 은 — 핵반응 이나 입자-반입자 소멸 같은 질량이 직접 에너지로 환산되는 사건 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물리학자가 발견할 수 없었다. 라그랑지안 형식이 처음부터 그 정보를 들고 있었던 셈인데, 변분 처방의 게이지 자유도 가 그것을 식의 표면 뒤에 숨겨 두었다. 상대성이론이 가져온 진짜 충격 은 — 그 숨겨진 항을 표면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 장에서 짠 한 줄의 처방 — 로런츠 불변량으로 작용을 짠다 — 은 8장에서 장 (field) 으로 확장된다. 입자 하나의 4-운동량이 시공간 평행이동 대칭의 부산물 이었듯 — 장 이론에서는 에너지–운동량 텐서 가 같은 자리 에서 자동으로 떨어진다. 그 다리가 노이터 정리의 장론적 일반화 다.
파이썬으로 확인
# 전자(m c^2 = 0.511 MeV)에 대해 γ, pc, E, KE 를 표로 만들고
# 마지막 줄에서 E^2 - (pc)^2 ≈ (mc^2)^2 임을 확인한다.
import numpy as np
mc2 = 0.511 # 전자의 정지 에너지 [MeV]
beta = np.array([0.1, 0.3, 0.5, 0.7, 0.9, 0.99, 0.999]) # v/c
gamma = 1.0 / np.sqrt(1.0 - beta**2)
E = gamma * mc2 # 총 에너지 [MeV]
pc = gamma * beta * mc2 # 운동량 × c [MeV]
KE = E - mc2 # 운동에너지 [MeV]
print(f"{'v/c':>7} {'gamma':>10} {'pc [MeV]':>12} {'E [MeV]':>12} {'KE [MeV]':>12}")
for b, g, p, e, k in zip(beta, gamma, pc, E, KE):
print(f"{b:>7.3f} {g:>10.4f} {p:>12.5f} {e:>12.5f} {k:>12.5f}")
# 마지막 줄에서 분산 관계 검증
inv = E[-1]**2 - pc[-1]**2 # 이 값이 (mc^2)^2 이어야 한다
print(f"\nE^2 - (pc)^2 = {inv:.8f} vs (mc^2)^2 = {mc2**2:.8f}")
print(f"상대오차 = {abs(inv - mc2**2) / mc2**2:.2e}")
마지막 두 줄의 출력이 부동소수 정밀도 한계까지 일치해야 한다. 에서 , MeV 가 되어 정지 에너지의 22배가 운동에너지로 들어가 있음을 표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 비율이 현실의 입자가속기 에서 측정되는 양 — 전자를 기가전자볼트(GeV) 영역까지 가속하면 가 이상이 되고, 대부분의 에너지가 정지 에너지의 수천 배 로 운동에너지에 들어간다.
파이썬 출력의 마지막 줄 — 상대오차가 정도 — 가 보여 주는 것은, 라는 분산 관계가 수치적으로 도 부동소수 정밀도 한계까지 정확히 성립한다는 사실이다. 즉 본론 2에서 손으로 풀었던 한 줄이 — 어떤 속도에서든, 어떤 에서든 — 깨지지 않는다. 이게 4-운동량의 노름이 불변량 이라는 사실의 수치적 증거 다.
표의 운동에너지 열 도 한 번 짚자. 에서 — 1에서 0.5% 정도만 떨어져 있다. 이 영역에서는 뉴턴 운동에너지 과 상대론 운동에너지 가 거의 같다 — 직접 비교하면 차이가 수 천분의 일 수준. 에서 — 뉴턴 값과 상대론 값의 차이가 약 15% 로 벌어진다. 에서 — 뉴턴 KE 가 , 상대론 KE 가 — 3배 이상 차이. 즉 광속의 절반을 넘는 영역부터는 뉴턴 운동에너지가 더는 안 맞는다. 학부 역학의 KE 공식이 어디까지 유효한지 를 — 이 표가 수치로 직접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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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노이터 정리와 장론에서는 이 장에서 본 로런츠 불변량을 적분해 작용을 만든다 는 처방을 — 무한 자유도의 장 으로 끌어올린다. 입자 하나의 4-운동량 보존이 시공간 평행이동 대칭의 부산물 이었듯, 장 이론에서는 에너지–운동량 텐서 가 같은 자리 에서 자동으로 떨어진다. 그 다리가 곧 노이터 정리의 장론적 일반화 다. 그리고 그 다리를 건너고 나면 — 9장에서 고전 라그랑지안과 양자장론 의 접합부, 즉 경로적분 으로 옮겨가는 출발선에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