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랑주 역학 — TMTM 위의 함수가 운동을 결정한다

운동방정식을 힘의 균형이 아니라 하나의 함수 L:TMRL: TM \to \mathbb{R} 에서 끌어내는 시점 전환 — 점과 속도의 짝 위에서 정의된 라그랑지안과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

들어가며

뉴턴의 운동방정식은 점에서 점으로의 가속도를 다룬다. “이 순간 이 입자에 어떤 힘들이 작용하는가”를 모두 모아 더하고, 합을 질량으로 나눠 가속도를 얻는다. 힘 하나하나 — 중력, 수직항력, 장력, 마찰력 — 를 빠짐없이 찾아내고 그 벡터들의 균형을 직접 푸는 일이다. 진자 하나면 할 만하지만 이중진자나 여러 입자가 줄로 묶인 계로 가면 자유물체도가 빠르게 손을 벗어난다. 구속력은 방향을 미리 알 수 없는 미지수로 식 안에 끼어들고, 좌표를 곡선으로 잡는 순간 가속도의 표현 자체가 복잡해진다.

라그랑주의 시점은 한 단계 위에 선다 — 운동 전체가 하나의 함수 LL 에서 떨어진다. 힘들을 따로 세는 대신 계 전체를 요약하는 스칼라 함수 하나를 적고, 거기에 정해진 한 줄짜리 미분 절차를 돌리면 운동방정식이 자동으로 나온다. 뉴턴은 “이 순간 힘들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는가”를 묻고, 라그랑주는 “운동 전체를 결정하는 함수 하나가 무엇인가”를 묻는다. 묻는 대상이 순간의 힘 균형 에서 전체를 요약하는 함수 로 올라간 것이다.

이 장에서는 LL 이 살고 있는 무대인 접다발(tangent bundle — 각 점에 그 점에서 가능한 모든 속도 벡터를 얹어 모은 공간) TMTM 의 정의를 짧게 잡고, 거기서 정의된 라그랑지안으로부터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을 받아 적은 뒤, 단진자 하나에 손으로 적용한다.

본론 1은 LL 의 정의역이 왜 MM 이 아니라 TMTM 인지, 본론 2는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을 받아 적고 단진자에 적용하는 과정, 본론 3은 이 형식이 주는 두 가지 보상 — 좌표 무관성과 가산성 — 을 다룬다.

본론 1 — 왜 LLTMTM 위에 사는가

곧게 뻗은 도로 위를 달린다고 하자. 도로의 각 지점은 “어디에 있는가”를 말해 준다. 그런데 한 지점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는 운동이 정해지지 않는다 — 같은 지점에서도 시속 0킬로미터로 멈춰 있을 수도, 시속 60으로 앞으로 갈 수도, 시속 30으로 뒤로 갈 수도 있다. 각 지점마다 “그 지점에서 가능한 속도계 눈금 전체”가 따로 붙어 있고, 도로(위치들의 모임)에 각 지점의 속도계 눈금판을 모두 얹은 것이 접다발이다.

기호로 정의하면 점 qq 와 그 점에서의 속도 벡터 vv 의 짝 (q,v)(q, v) 전체가 만드는 공간이 접다발 TMTM 이다:

TM={(q,v):qM, vTqM}TM = \{(q, v) : q \in M, \ v \in T_q M\}

“구성공간 MM 위의 모든 점 + 그 점에서 가능한 모든 속도”의 짝을 모은 다양체다. 위치를 적는 데 nn 개의 좌표 q1,,qnq^1, \ldots, q^n 이 필요하고, 그 점에서의 속도를 적는 데 다시 nn 개의 좌표 q˙1,,q˙n\dot q^1, \ldots, \dot q^n 이 필요하다. 그래서 TMTM 은 좌표로 (q1,,qn,q˙1,,q˙n)(q^1, \ldots, q^n, \dot q^1, \ldots, \dot q^n)2n2n 차원 공간이 된다. 위치만으로는 절반의 정보고, 나머지 절반은 속도가 채운다.

헷갈리기 쉬운 곳 — q˙i\dot q^i 는 시간 미분이 아니라 독립 좌표 슬롯이다. q˙i\dot q^i 라는 점 찍힌 기호를 보면 반사적으로 ”qiq^i 를 시간으로 미분한 것”으로 읽게 된다. 그러나 TMTM 위에서 q˙i\dot q^i속도 슬롯의 이름 일 뿐이다. qiq^iq˙i\dot q^i 는 서로 독립한 좌표 — 도로 위 지점과 속도계 눈금이 독립이듯이 — 다. 라그랑지안 L(q,q˙)L(q, \dot q)2n2n 개의 독립 변수를 받는 함수이고, 편미분 L/q˙i\partial L / \partial \dot q^i 는 ”qq 를 고정한 채 q˙i\dot q^i 슬롯만 흔들었을 때의 변화율”을 뜻한다. q˙i\dot q^iqiq^i 의 시간 미분이 되는 것은 나중에 구체적인 운동 궤적 q(t)q(t) 를 하나 골라 그 곡선을 따라갈 때뿐이다. 미분하기 전에는 qqq˙\dot q 는 남남이다.

운동의 궤적 q(t)q(t) 를 하나 가지고 있으면 매 순간의 위치와 속도를 짝지어 (q(t),q˙(t))(q(t), \dot q(t)) 라는 TMTM 위의 곡선을 그릴 수 있다. 이때 비로소 q˙\dot qqq 의 시간 미분 역할을 한다. 라그랑지안 자체는 어떤 특정 궤적에 묶이지 않은 — TMTM 의 모든 점에서 값이 정의된 — 함수다. 라그랑지안을 적는 일은 도로의 모든 지점, 모든 속도계 눈금 에 미리 숫자를 하나씩 적어 두는 일이고, 누군가 실제로 출발해 한 궤적을 그리면 그 궤적은 미리 깔아 둔 숫자판 위를 지나가는 하나의 경로가 된다. 라그랑지안은 숫자판 전체고, 궤적은 그 위의 한 줄일 뿐이다. 그래서 LL 의 정의역은 “가능한 모든 (위치, 속도) 짝” — 곧 TMTM 전체 — 라야 한다.

라그랑지안은 이 접다발 위에 정의된 실함수다:

L:TMR,(q,q˙)L(q,q˙)L : TM \to \mathbb{R}, \qquad (q, \dot q) \mapsto L(q, \dot q)

대부분의 역학 문제에서 라그랑지안은 운동에너지에서 퍼텐셜에너지를 뺀 형태로 적힌다:

L(q,q˙)=T(q,q˙)U(q)L(q, \dot q) = T(q, \dot q) - U(q)

여기서 TT 는 운동에너지, UU 는 위치만의 함수인 퍼텐셜에너지다. 라그랑주 형식 자체는 이 분해를 강요하지 않는다. LL 은 어디까지나 ”TMTM 위의 스칼라 함수”이고, 그 함수가 운동을 옳게 내놓기만 하면 된다. 전자기장 속의 하전 입자나 회전하는 좌표계처럼 L=TUL = T - U 의 모양에 깔끔히 들어맞지 않는 경우도 같은 오일러–라그랑주 절차로 다룰 수 있다. L=TUL = T - U 는 가장 흔한 경우의 공식이지 정의가 아니다. 라그랑주 역학의 진짜 출발점은 “어떤 함수를 적을까”가 아니라 ”TMTM 위에 함수 하나가 주어졌다, 그것으로부터 운동을 끌어내자”이며, L=TUL = T - U 는 보존계라는 흔한 상황에서 그 함수가 마침 이런 모양으로 적힌다는 관찰일 뿐이다.

헷갈리기 쉬운 곳 — L=TUL = T - U 는 부호가 +U+U 가 아니라 U-U 다. 에너지 보존을 배울 때 전체 에너지 E=T+UE = T + U 를 먼저 외운 탓에, 라그랑지안도 무심코 T+UT + U 로 적기 쉽다. 라그랑지안은 뺄셈 이다. L=TUL = T - U. 왜 빼는지에 대한 깊은 이유는 8장의 변분원리에서 드러나지만 — 작용을 정류시키는 양이 합이 아니라 차이라야 옳은 운동이 나온다 — 일단 “전체 에너지는 T+UT + U, 라그랑지안은 TUT - U, 둘은 다른 양”이라고 또렷이 갈라 두자. 부호 하나를 틀리면 운동방정식 전체가 어긋난다.

운동에너지 TTMM 위의 계량(metric — 한 점에서 두 속도 벡터의 내적, 곧 길이의 제곱을 정의하는 행렬) gij(q)g_{ij}(q) 로부터 만들어진다. 운동에너지가 본질적으로 “속도의 크기의 제곱”인데, 휘어 있을 수 있는 일반 좌표에서 “속도의 크기”를 재려면 계량이라는 도구가 필요하다. 한 점에서의 운동에너지는

T(q,q˙)=12gij(q)q˙iq˙jT(q, \dot q) = \tfrac{1}{2} \, g_{ij}(q) \, \dot q^{i} \dot q^{j}

이다 (아인슈타인 합 규약 사용). 카르테시안 좌표에서는 gij=mδijg_{ij} = m \, \delta_{ij} 라서 익숙한 12mx˙2\tfrac{1}{2} m |\dot{\vec x}|^2 로 돌아간다. 평면 운동을 극좌표 (r,θ)(r, \theta) 로 적으면 위치는 (rcosθ,rsinθ)(r\cos\theta, r\sin\theta) 이고 속도의 제곱은 r˙2+r2θ˙2\dot r^2 + r^2 \dot\theta^2 가 된다. 이것을 T=12gijq˙iq˙jT = \tfrac12 g_{ij}\dot q^i \dot q^j 와 견주면 계량의 성분이 그대로 읽힌다 — grr=mg_{rr} = m, gθθ=mr2g_{\theta\theta} = m r^2, 비대각 성분 grθ=0g_{r\theta} = 0. 따라서

T=12m(r˙2+r2θ˙2)T = \tfrac{1}{2} m (\dot r^2 + r^2 \dot\theta^2)

이다. gθθ=mr2g_{\theta\theta} = m r^2rr 에 의존한다 — 곡선 좌표에서는 계량이 위치에 따라 달라지고, 그래서 운동에너지 TT 도 속도뿐 아니라 위치 qq 에 의존한다. 극좌표에서 같은 각속도 θ˙\dot\theta 로 회전하더라도 중심에서 멀리(rr 이 클 때) 있으면 실제 이동 속도가 더 빠르고, 그래서 운동에너지 r2θ˙2r^2\dot\theta^2 항이 rr 을 품는다. 카르테시안에서는 gijg_{ij} 가 어디서나 상수 mδijm\delta_{ij} 라 이 의존성이 숨어 있었지만, 좌표를 휘게 잡는 순간 드러난다. 라그랑지안의 자연스러운 정의역이 MM 이 아니라 TMTM 인 이유가 여기 있다 — “어디에 있는가”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가”를 동시에 봐야 하고, 위치만 알아서는 운동에너지조차 적을 수 없다.

헷갈리기 쉬운 곳 — LL 은 스칼라지만 좌표 표현은 좌표마다 다르다. LL 이 “스칼라 함수”라고 하면 어느 좌표에서 적든 똑같은 식이 나올 것 같다. 그렇지 않다. LL 이 스칼라라는 말은, 같은 물리적 상태(같은 점, 같은 속도)에 대해 어느 좌표로 계산하든 같은 숫자 가 나온다는 뜻이지, 좌표를 담은 수식의 모양 이 같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평면 운동의 자유입자 라그랑지안이 데카르트로는 12m(x˙2+y˙2)\tfrac12 m(\dot x^2 + \dot y^2), 극좌표로는 12m(r˙2+r2θ˙2)\tfrac12 m(\dot r^2 + r^2\dot\theta^2) 로 — 수식의 모양이 다르게 — 적힌다. 두 표현은 같은 함수의 두 좌표 그림이다. 본론 3의 좌표 무관성은 “표현은 달라도 함수는 하나”라는 사실 위에 선다.

본론 2 —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과 단진자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Euler–Lagrange equation):

ddtLq˙iLqi=0\frac{d}{dt}\frac{\partial L}{\partial \dot q^{i}} - \frac{\partial L}{\partial q^{i}} = 0

첫째 항 안의 L/q˙i\partial L / \partial \dot q^i일반화 운동량(generalized momentum) 이다 — LL 을 속도 슬롯 q˙i\dot q^i 로 미분한 양이고, 카르테시안의 자유입자 L=12mx˙2L = \tfrac12 m\dot x^2 라면 L/x˙=mx˙\partial L/\partial\dot x = m\dot x, 익숙한 운동량으로 돌아간다. 일반좌표에서는 이 양이 꼭 “질량 곱하기 속도”의 모양이 아닐 수 있어서 일반화 운동량이라 부른다 — 단진자에서는 뒤에서 보듯 m2θ˙m\ell^2\dot\theta, 곧 각운동량이 그 자리에 온다. 둘째 항 L/qi\partial L / \partial q^i일반화 힘(generalized force) 이다 — LL 을 위치 슬롯 qiq^i 로 미분한 양이고, L=TUL = T - U 이고 TT 가 위치에 무관한 단순한 경우라면 U/qi-\partial U / \partial q^i, 즉 보존력으로 돌아간다. 식 전체는 “일반화 운동량의 시간 변화율 = 일반화 힘”이라는 모양이 되어 뉴턴 제2법칙 p˙=F\dot p = F 의 일반좌표 버전임이 드러난다.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은 낯선 새 법칙이 아니라 뉴턴 제2법칙을 어떤 좌표에서나 통하도록 다시 적은 것이다.

각 일반좌표 qiq^i 마다 한 줄씩 식이 나온다. 자유도가 nn 인 계에서는 nn 개의 2계 미분방정식이 떨어진다.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은 “한 줄”이지만 그 한 줄은 첨자 ii11 부터 nn 까지 돌면서 여러 줄로 펼쳐지는 한 줄이다. 자유도가 1인 단진자에서는 한 줄, 자유도가 2인 이중진자에서는 두 줄, NN 입자가 3차원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 3N3N 줄이 된다. 각 줄이 2계 — 가속도 q¨i\ddot q^i 까지 담는 — 방정식이라는 점도 뉴턴의 mx¨=Fm\ddot x = F 와 결이 같고, 운동을 풀려면 각 좌표마다 초기 위치와 초기 속도 두 개씩을 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 식이 어떻게 변분원리로부터 자연스럽게 나오는지는 다음 장(8장)으로 미루고, 이 장에서는 식을 도구로 쓰는 데 집중한다.

헷갈리기 쉬운 곳 — d/dtd/dt 는 전미분, /t\partial/\partial t 가 아니다.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의 첫째 항은 ddtLq˙i\dfrac{d}{dt}\dfrac{\partial L}{\partial \dot q^i} 다. 바깥의 d/dtd/dt전미분 — 운동 궤적 q(t)q(t) 를 따라가며 시간에 대해 미분하는 것 — 이다. L/q˙i\partial L / \partial \dot q^iqqq˙\dot q 의 함수인데, 궤적 위에서는 qqq˙\dot q 도 모두 tt 의 함수이므로 전미분을 풀면 연쇄법칙으로 여러 항이 줄줄이 나온다. 이걸 ”LL 안의 명시적 tt 의존성만 미분하는” 편미분 /t\partial / \partial t 와 헷갈리면 안 된다. 단진자처럼 LLtt 가 명시적으로 들어 있지 않아도 d/dtd/dt 작용은 0이 아니다 — 궤적을 따라 q,q˙q, \dot q 가 변하기 때문이다.

길이 \ell 의 가벼운 막대 끝에 질량 mm 이 매달린 단진자. 막대 길이가 고정이라 입자가 움직일 수 있는 자유도는 하나 — 연직선과의 각도 θ\theta — 다. 추는 반지름 \ell 인 원호 위만 따라 움직이고, 원호 위의 위치를 가리키는 데는 각도 하나면 충분하다. 일반좌표는 q=θq = \theta 하나다. 추의 위치를 데카르트로 적으면 (sinθ,cosθ)(\ell\sin\theta, -\ell\cos\theta), 시간으로 미분하면 속도는 (θ˙cosθ,θ˙sinθ)(\ell\dot\theta\cos\theta, \ell\dot\theta\sin\theta), 속도의 제곱은

x˙2+y˙2=2θ˙2cos2θ+2θ˙2sin2θ=2θ˙2\dot x^2 + \dot y^2 = \ell^2\dot\theta^2\cos^2\theta + \ell^2\dot\theta^2\sin^2\theta = \ell^2\dot\theta^2

이다. 운동에너지는

T=12m2θ˙2T = \tfrac{1}{2} m \ell^2 \dot\theta^2

퍼텐셜에너지는 높이에 비례하므로 U=mgy=mgcosθU = mgy = -mg\ell\cos\theta 다 (연직 아래를 기준). 추가 가장 아래에 있을 때 UU 가 가장 작고 위로 올라갈수록 커진다. L=TUL = T - U 이니

L(θ,θ˙)=12m2θ˙2+mgcosθL(\theta, \dot\theta) = \tfrac{1}{2} m \ell^2 \dot\theta^2 + m g \ell \cos\theta

이다. U=(mgcosθ)=+mgcosθ-U = -(-mg\ell\cos\theta) = +mg\ell\cos\theta 라서 부호가 플러스가 된 것이지, L=T+UL = T + U 여서가 아니다. 두 편미분을 계산한다. 일반화 운동량은 θ˙\dot\theta 슬롯으로 미분한 것:

Lθ˙=m2θ˙\frac{\partial L}{\partial \dot\theta} = m \ell^2 \dot\theta

일반화 힘은 θ\theta 슬롯으로 미분한 것 — 12m2θ˙2\tfrac12 m\ell^2\dot\theta^2θ\theta 를 담고 있지 않으니 미분하면 0이고 mgcosθmg\ell\cos\theta 만 살아남는다:

Lθ=mgsinθ\frac{\partial L}{\partial \theta} = -m g \ell \sin\theta

첫째 항에 전미분 d/dtd/dt 를 작용한다. m2θ˙m\ell^2\dot\theta 를 궤적을 따라 시간으로 미분하면 m2θ¨m\ell^2\ddot\theta. 두 조각을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 ddtLθ˙Lθ=0\dfrac{d}{dt}\dfrac{\partial L}{\partial\dot\theta} - \dfrac{\partial L}{\partial\theta} = 0 에 끼우면

m2θ¨+mgsinθ=0θ¨=gsinθm \ell^2 \ddot\theta + m g \ell \sin\theta = 0 \quad \Longleftrightarrow \quad \ddot\theta = -\frac{g}{\ell} \sin\theta

가 떨어진다. 뉴턴의 방법으로 자유물체도를 그려 얻는 식과 정확히 같다. 우리가 한 일은 네 단계뿐이다 — (1) 자유도를 세고 일반좌표 θ\theta 를 고른다, (2) TTUU 를 그 좌표로 적어 LL 을 조립한다, (3) 두 편미분 L/θ˙\partial L/\partial\dot\thetaL/θ\partial L/\partial\theta 를 계산한다, (4)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에 끼우고 전미분을 작용한다. 힘의 방향을 그릴 필요도 벡터를 성분으로 분해할 필요도 없었다. 스칼라 함수 하나를 미분한 것이 전부다.

장력이라는 구속력이 식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뉴턴 방식에서는 막대가 추를 잡아당기는 장력을 미지수로 두고, 추의 운동을 막대 방향과 그에 수직한 방향으로 나눠 적은 뒤, 막대 방향 식에서 장력을 소거해 가며 풀어야 한다. 라그랑주 방식에서는 일반좌표로 θ\theta 하나만 잡는 순간 막대 길이가 고정이라는 구속이 좌표 선택 안에 이미 흡수 되어 있다. 추가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은 θ\theta 가 변하는 방향 하나뿐 — 막대 방향으로는 애초에 움직일 수 없게 좌표를 잡았으니 — 이고, 그 막대 방향의 구속력(장력)은 운동방정식에 나타날 자리가 없다. 구속력이 하는 일은 입자를 허용된 면 위에 붙들어 두는 것인데, 일반좌표는 그 허용된 면 위만 가리키도록 처음부터 설계되어 있다. 일반좌표를 잡는 순간 구속력은 식에서 사라진다.

헷갈리기 쉬운 곳 — 오일러–라그랑주 좌변이 항상 0인 것은 아니다. 위에서 적은 형태 ddtLq˙iLqi=0\dfrac{d}{dt}\dfrac{\partial L}{\partial\dot q^i} - \dfrac{\partial L}{\partial q^i} = 0 은 모든 힘이 라그랑지안 LL 안에 담길 수 있을 때 — 보존력만 있을 때 — 의 모양이다. 마찰력처럼 라그랑지안으로 깔끔히 흡수되지 않는 힘이 있으면 그 힘은 우변에 일반화 힘 QiQ_i 로 따로 등장한다 — ddtLq˙iLqi=Qi\dfrac{d}{dt}\dfrac{\partial L}{\partial\dot q^i} - \dfrac{\partial L}{\partial q^i} = Q_i.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은 우변이 0”이라고 통째로 외우지 말고 “보존계에서는 우변이 0, 비보존력이 있으면 우변에 QiQ_i 가 산다”고 갈라 두자. 이 장의 단진자는 전자의 경우다.

본론 3 — 두 개의 보상: 좌표 무관성과 가산성

오일러–라그랑주 형식이 주는 가장 큰 보상은 두 가지다. 이 둘이 라그랑주 역학을 단순한 표기 변형이 아니라 재구성 으로 만든다.

첫째, 좌표에 대한 무관성이다. 같은 물리계를 데카르트 좌표로 풀든 극좌표로 풀든 구면좌표로 풀든, LL함수적 의미 — 같은 점, 같은 속도에 대해 같은 숫자 — 만 보존되면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이라는 절차 자체는 어느 좌표에서나 똑같이 한 줄로 적힌다. 식 안의 qiq^i 자리에 어떤 좌표를 꽂든, 우리가 하는 일은 늘 ”q˙i\dot q^i 로 미분하고, 전미분하고, qiq^i 로 미분한 것을 뺀다”는 같은 한 줄이다. 뉴턴 역학에서는 이것이 결코 사소하지 않다.

단진자를 본론 2에서는 각도 θ\theta 하나로 풀어 깔끔한 식을 얻었다. 같은 진자를 데카르트 좌표 (x,y)(x, y) 로 풀려고 하면 막대 길이 고정이라는 구속 x2+y2=2x^2 + y^2 = \ell^2 가 좌표끼리의 관계로 식에 끼어들고, 가속도를 데카르트로 적으면 곡선 운동을 직선 좌표로 억지로 표현하느라 보정항이 등장한다 — 좌표가 휘어 있을 때 나타나는 크리스토펠 기호(Christoffel symbol — 곡선 좌표에서 가속도 항에 끼어드는 좌표 보정 계수) Γ\Gamma 가 끼어드는 것이다. 극좌표의 rr 방향 가속도가 단순한 r¨\ddot r 이 아니라 r¨rθ˙2\ddot r - r\dot\theta^2 인 것, 그 rθ˙2-r\dot\theta^2 항이 Γ\Gamma 의 정체다. 뉴턴의 식 mx¨i=Fim\ddot x^i = F^i 는 곡선 좌표에서 이 Γ\Gamma 때문에 좌변의 모양이 무너진다 — 더 이상 “질량 곱하기 좌표의 2계 미분”으로 깔끔하게 적히지 않는다.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은 그 보정이 이미 LL 안에 흡수 되어 있다. T=12gij(q)q˙iq˙jT = \tfrac12 g_{ij}(q)\dot q^i\dot q^j 의 계량 gijg_{ij} 가 좌표에 의존하고, 그래서 L/qi\partial L/\partial q^i 를 계산할 때 gijg_{ij} 자체도 미분된다 — 그것이 Γ\Gamma 항을 자동으로 만들어 낸다. 절차를 똑같이 돌리기만 하면 되고, 좌표가 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한 보정은 라그랑지안이 알아서 챙긴다. LL 을 극좌표로 적든 데카르트로 적든 절차를 돌리면 그 좌표에 맞는 올바른 운동방정식이 자동으로 — 손으로 Γ\Gamma 를 끼워 넣는 추가 작업 없이 — 나온다. 좌표를 잘 고르는 일이 곧 문제를 쉽게 만드는 일이 된다.

헷갈리기 쉬운 곳 — 좌표 무관성은 같은 LL 의 함수적 의미가 보존될 때의 이야기다. “좌표에 무관”이라는 말을 “아무 함수나 LL 자리에 넣어도 된다”로 오해하면 안 된다. 무관성이 보장되는 것은 좌표를 바꿀 때 LL올바르게 변환 해서 — 같은 물리 상태에 같은 숫자를 주도록 — 적었을 때다. 극좌표의 LL 은 데카르트의 LL 을 좌표변환 공식에 따라 다시 적은 것이라야 한다. 그렇게 같은 함수의 두 좌표 표현을 쓰는 한, 오일러–라그랑주 절차는 어느 쪽에서나 같은 물리를 내놓는다. 변환을 엉터리로 하면 다른 운동이 나온다 — 무관성은 “함수가 보존될 때”라는 단서를 늘 달고 있다.

둘째, 가산성(additivity) 이다. 두 부분계가 합쳐 하나의 계를 이룰 때, 전체 라그랑지안은

L=L1+L2+LintL = L_1 + L_2 + L_{\rm int}

처럼 부분의 합 + 상호작용 항으로 쪼개진다. L1,L2L_1, L_2 는 각 부분계만 떼어 봤을 때의 라그랑지안이고, LintL_{\rm int} 는 두 부분계 사이의 결합 — 서로 잡아당기거나 밀거나 묶여 있는 — 을 담는 항이다.

이중진자 — 위쪽 추에 막대가 하나 달리고 그 추 끝에 다시 막대가 달려 아래쪽 추가 매달린 계. 뉴턴 방식으로 풀려면 두 추 각각에 작용하는 힘 — 중력, 위쪽 막대의 장력, 아래쪽 막대의 장력 — 을 모두 벡터로 그리고, 두 장력이라는 방향도 크기도 모르는 미지수를 소거해 가며 연립을 풀어야 한다. 위쪽 추는 아래쪽 막대의 장력에 대한 반작용까지 받으니 자유물체도가 빠르게 손을 벗어난다. 라그랑주 방식은 다르다. 위쪽 추의 운동에너지에 해당하는 부분과 아래쪽 추의 운동에너지 부분을 각각 적고, 두 추의 퍼텐셜을 적고, 모두 더해 LL 하나를 만든다. 두 추가 막대로 연결되어 있다 — 아래쪽 추의 위치가 위쪽 추의 각도에도 의존한다 — 는 사실은 아래쪽 추의 속도를 두 각도와 두 각속도로 표현할 때 자연스럽게 식에 들어가고, 그 결합이 곧 상호작용 항 LintL_{\rm int} 의 역할이다. LL 하나를 조립한 다음 두 일반좌표(두 각도)마다 오일러–라그랑주를 한 줄씩 돌리면 끝이다. 장력은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 일반좌표를 잡는 순간 두 막대의 장력은 모두 식에서 사라진다. NN 입자 계, 강체와 스프링이 연성된 계처럼 자유물체도가 빠르게 무너지는 문제일수록 가산성의 이점이 커진다 — 부분의 LL 을 적고 더하는 일은 부분이 늘어도 덧셈일 뿐이지만, 자유물체도는 부분이 늘수록 미지의 구속력이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헷갈리기 쉬운 곳 — 가산성은 상호작용 항 LintL_{\rm int} 까지 포함하는 이야기다. “전체 라그랑지안은 부분의 합”이라는 말을 L=L1+L2L = L_1 + L_2 로만 외우면 절반만 맞다. 두 부분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을 때만 그 둘의 단순 합이고, 결합이 있으면 LintL_{\rm int} 가 반드시 따라붙는다. 이중진자에서 두 추는 막대로 묶여 서로의 운동을 제약하니 Lint0L_{\rm int} \ne 0 이다. 가산성이 강력한 것은 “상호작용까지 포함해서 깔끔하게 더해진다”는 점이지 “상호작용을 무시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LintL_{\rm int} 를 빠뜨리면 두 부분계가 따로 노는 틀린 운동이 나온다.

이 두 가지가 라그랑주 역학이 단순히 뉴턴 역학의 표기 변형이 아니라 재구성 인 이유다. 동일한 운동을 더 적은 정보 — 벡터 여럿이 아니라 스칼라 함수 LL 하나 — 로 적고, 좌표가 무엇이든 그 정보가 그대로 보존되며, 부분계를 더해 큰 계를 짓는 일이 식의 덧셈으로 끝난다. 뉴턴 역학에서 “어떤 힘들이 있는가”를 빠짐없이 세는 일은 계가 복잡해질수록 어려워지지만, 라그랑주 역학에서 ”TTUU 가 무엇인가”를 적는 일은 비교적 기계적이다 — 운동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을 모으면 되고 퍼텐셜은 위치의 함수로 적으면 된다. 정보를 담는 그릇을 벡터에서 스칼라로 바꾼 대가로, 문제를 푸는 일이 “힘의 균형을 추적하기”에서 “함수 하나를 미분하기”로 단순해진 것이다.

파이썬으로 확인

# 단진자를 두 가지 방식으로 적분한다.
# (1) 오일러–라그랑주에서 떨어진 d/dt[m l^2 thetadot] + m g l sin(theta) = 0
# (2) 뉴턴식 정리:  thetaddot = -(g/l) sin(theta)
# 둘은 같은 운동방정식이므로 궤적도 일치해야 한다.
import numpy as np
import matplotlib.pyplot as plt

g, l = 9.81, 1.0
theta0, omega0 = np.pi / 4, 0.0
dt, T_end = 1e-3, 5.0
N = int(T_end / dt)

def f_EL(theta, omega):                # L = (1/2) m l^2 omega^2 + m g l cos(theta)
    return omega, -(g / l) * np.sin(theta)

def rk4(theta, omega):
    k1t, k1o = f_EL(theta, omega)
    k2t, k2o = f_EL(theta + 0.5*dt*k1t, omega + 0.5*dt*k1o)
    k3t, k3o = f_EL(theta + 0.5*dt*k2t, omega + 0.5*dt*k2o)
    k4t, k4o = f_EL(theta + dt*k3t,     omega + dt*k3o)
    return (theta + dt*(k1t + 2*k2t + 2*k3t + k4t)/6,
            omega + dt*(k1o + 2*k2o + 2*k3o + k4o)/6)

th_EL = np.empty(N+1); om_EL = np.empty(N+1)
th_N  = np.empty(N+1); om_N  = np.empty(N+1)
th_EL[0] = th_N[0] = theta0
om_EL[0] = om_N[0] = omega0
for k in range(N):
    th_EL[k+1], om_EL[k+1] = rk4(th_EL[k], om_EL[k])
    # 뉴턴식: 같은 식을 같은 RK4로 — 결과는 기계 정밀도까지 일치해야 한다
    th_N[k+1], om_N[k+1] = rk4(th_N[k], om_N[k])

print(f"max |theta_EL - theta_N| = {np.max(np.abs(th_EL - th_N)):.2e}")
plt.plot(np.linspace(0, T_end, N+1), th_EL, label="EL")
plt.plot(np.linspace(0, T_end, N+1), th_N, '--', label="Newton")
plt.xlabel("t [s]"); plt.ylabel("theta [rad]"); plt.legend(); plt.show()

이 코드가 검증하는 것은 본론 2의 결론 — 오일러–라그랑주에서 떨어진 단진자 식과 뉴턴식 정리가 같은 운동방정식 이라는 사실 — 이다. 두 경로로 적분해서 궤적이 겹치는지를 본다. 함수 f_EL 은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 m2θ¨+mgsinθ=0m\ell^2\ddot\theta + mg\ell\sin\theta = 0 을 1계 꼴로 풀어 적은 것이다 — θ˙=ω\dot\theta = \omegaω˙=(g/)sinθ\dot\omega = -(g/\ell)\sin\theta 두 줄. 질량 mm 이 식에서 약분되어 사라진 점에 주목하자. 본론 2에서 m2θ¨+mgsinθ=0m\ell^2\ddot\theta + mg\ell\sin\theta = 0 의 양변을 m2m\ell^2 로 나누면 mm 이 통째로 지워졌다. 같은 일이 코드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적분기 rk44차 룽게–쿠타(Runge–Kutta 4 — 한 스텝을 네 번의 기울기 평가로 정밀하게 전진시키는 표준 수치 적분법) 다. 시간 간격 dt10310^{-3} 초로 잘게 잡고 5초 동안 전진시키니 총 5천 스텝을 밟는다. 코드는 th_ELth_N 두 궤적을 따로 굴리지만 둘 다 똑같은 rk4똑같은 f_EL 을 쓴다. 오일러–라그랑주 식과 뉴턴식 정리가 글자 그대로 같은 방정식 θ¨=(g/)sinθ\ddot\theta = -(g/\ell)\sin\theta 이기 때문에, 두 경로는 같은 초기조건에서 출발해 같은 절차를 밟는다. 두 궤적의 차이는 물리적 차이가 아니라 부동소수점 반올림 오차만 남아야 한다 — 두 계산이 메모리에서 다른 배열을 쓴다는 것 외에는 완전히 동일하니, 차이가 0에 가깝게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마지막 print 가 그 차이의 최댓값을 찍는다. 출력의 최대 차이가 101010^{-10} 이하로 떨어지면 두 표기법이 같은 물리를 다르게 적고 있을 뿐임을 손으로 확인한 셈이다. 본론 2에서 손으로 유도한 θ¨=(g/)sinθ\ddot\theta = -(g/\ell)\sin\theta 가 정말로 뉴턴식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적분기가 확인해 준다.

한 단계 더 만져 보고 싶다면 f_EL 을 진짜로 다르게 — 작은 각 근사 θ¨=(g/)θ\ddot\theta = -(g/\ell)\theta 를 쓰는 함수를 따로 만들어 — 비교해 보자. 초기 각 π/4\pi/4 정도면 두 궤적이 시간이 흐르며 눈에 띄게 벌어진다. sinθθ\sin\theta \approx \theta 근사는 작은 진폭에서는 잘 맞지만 π/4\pi/4 처럼 큰 각에서는 진자의 주기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 같은 운동방정식을 다른 좌표로 적은 것과 아예 다른(근사된) 운동방정식을 적은 것은 천지 차이다.

다음 장으로

8장: 변분원리에서는 이 장에서 받아 적기만 한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이 작용(action) 이라는 단 하나의 양을 정류시키는 조건으로부터 어떻게 자연스럽게 떨어지는지를 본다. 단진자에서 손으로 굴린 두 편미분 — 일반화 운동량 L/θ˙\partial L/\partial\dot\theta 와 일반화 힘 L/θ\partial L/\partial\theta — 이 거기서는 작용을 변분할 때 나오는 두 항으로 다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