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방정식 — 뉴턴에서 일반좌표로
운동 방정식 — 뉴턴에서 일반좌표로
데카르트 좌표의 가 멈추는 자리에서, 일반좌표 와 배위공간 이라는 두 단어가 해석역학의 문을 연다.
들어가며
이 장은 해석역학 전체의 출발점이다. 학부 1학년에서 익숙해진 뉴턴의 운동 방정식을 다시 적어 보고, 그 식이 “구속이 있는 계”에서 왜 어색해지는지를 한 예제로 본다. 그 어색함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되는 두 가지 — 일반좌표 와 배위공간(configuration space) — 이 이 책 전체의 어휘다.
본론 1 은 데카르트 좌표 한 벌만으로는 구속이 있는 계를 다루기 어렵다는 사실을 고리 위 구슬 예제로 본다. 본론 2 는 그 어려움을 해소하는 어휘 두 개 와 을 정의한다. 본론 3 은 데카르트의 힘 가 일반좌표의 언어에서 일반력 로 어떻게 옮겨 가는지를 미적분 한 줄로 적는다. 마지막 절은 11 장에서 다시 만날 심플렉틱 구조의 첫 단서를 1차원 조화진동자 시뮬레이션으로 본다.
본론 1 — 데카르트 좌표에서의 뉴턴
질량 의 입자가 3차원 유클리드 공간 안을 움직인다. 위치는 , 작용하는 합력은 . 뉴턴의 제2법칙은 그 유명한 한 줄이다.
여기서 점은 시간에 대한 미분, 는 가속도다. 식이 말하는 바는 한 문장으로 — 입자의 운동량 의 시간 변화율은 외력 와 같다. 자유 입자라면 이 한 줄로 충분하다. 초기 위치와 초기 속도를 주면 ODE(ordinary differential equation, 상미분방정식 — 한 변수에 대한 도함수만 등장하는 방정식)의 존재·유일성에 의해 궤적이 한 가지로 결정된다. 야구공의 포물 운동, 행성 궤도, 두 강체의 정면 충돌 — 모두 이 식 한 줄과 초기조건만 알면 끝난다.
자유도(degrees of freedom, DOF) 는 계의 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 변수의 개수다. 사람의 한 쪽 팔로 그림을 잡으면, 어깨 관절은 세 방향으로 돌고 팔꿈치는 한 방향으로 굽으며 손목은 다시 두 방향으로 돈다 — 합 6 자유도. 같은 사람의 위치까지 더하면 어깨 자체가 공간에서 어디 있는가에 3 자유도가 추가된다. 자유도는 위치만 세는 양이고, 위치와 속도를 같이 세는 위상공간(phase space) 은 그 두 배 크기인 차원을 갖는다. DOF 는 몇 개의 다이얼이 있는가, 위상공간 차원은 각 다이얼의 위치와 회전 속도까지 합쳐 몇 개의 숫자가 필요한가.
3차원 공간 안의 자유 입자는 어디 있는가에 3 자유도(), 얼마나 빠르게 가는가에 3 자유도를 더해 위상공간이 6 차원이다. 두 입자가 자유롭다면 위치 자유도 6, 위상공간 차원 12. 두 입자가 단단한 막대로 묶이면, 두 입자 사이 거리가 일정하다는 제약 한 줄이 위치 자유도를 6 에서 5 로, 위상공간 차원을 12 에서 10 으로 줄인다. 제약이 자유도를 깎는 셈인데, 어떻게 깎이는지가 다음 장의 주제다.
강체(rigid body — 모든 점 사이 거리가 보존되는 물체) 하나의 자유도는 6 이다 — 위치 3, 방향 3. 두 강체가 만나는 관절이 어떤 종류냐에 따라 합산 자유도가 달라져서, 산업 로봇의 제어 문서에 6 DOF 매니퓰레이터니 7 DOF 매니퓰레이터니 하는 이름이 붙는다. 7 자유도면 같은 손끝 위치를 팔꿈치의 다른 자세로 만들 수 있다 — 사람의 팔이 정확히 그런 7 자유도 매니퓰레이터다.
반지름 인 매끈한 원형 고리 위를 굴러가는 구슬. 직관적으로 이 계는 자유도가 1 이다 — 고리 위 어디에 있는지를 각도 하나로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데카르트 좌표로 풀려면 좌표 세 개를 쓰면서 “이들은 , 을 만족한다”는 구속(constraint) 을 따로 끌고 다녀야 한다. 구속력은 풀어 보면 결국 사라지는 양인데, 식에는 끝까지 출몰한다. 깔끔하지 않다.
고리를 평면 위의 원으로 두고 데카르트로 적으면 위치는 , , . 첫 미분이 , . 한 번 더 미분하면
첫째 항 는 원 중심을 향하는 구심 가속도, 둘째 항 는 고리에 접하는 방향의 접선 가속도 — 가속도가 중심 성분 + 접선 성분 으로 분해된 모양이다.
뉴턴의 식을 적으면 , . 여기서 은 구속력 — 고리가 구슬을 잡고 있는 수직항력(normal force) — 이다. 고리 방향에 수직이라 미지수로 두 성분이 따라 들어온다. 그래서 데카르트 풀이는 미지수 네 개에 대한 식이 된다 — 자유도 1 짜리 계인데 미지수가 넷이다. 구속 조건 와 이 고리에 수직이라는 조건을 더해 그 넷을 풀어 내는 셈이다.
같은 운동을 하나로 적으면, 고리에 접하는 방향의 운동만 살아남으므로 접선 방향 가속도 와 접선 방향 외력 성분 만 남는다 — 식은
한 줄이다. 구속력 은 등장조차 하지 않는다. 변수도 미지수 하나, 식도 한 줄. 자유도 1 짜리 계가 정말 자유도 1 처럼 적힌다.
데카르트 좌표가 못 쓸 도구라는 뜻이 아니라, 적절한 좌표가 따로 있다는 뜻이다. 해결책은 처음부터 하나로 운동을 적는 것이다. 다만 그때의 운동 방정식은 더 이상 같은 모양이 아니다. 위 사례에서는 마침 가 나왔지만, 좌표가 더 비뚤어진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가속도 항에 야코비 행렬(Jacobian — 다변수 함수의 편미분을 모은 행렬 ) 의 미분이 섞여 들어 식의 모양이 달라진다. 그래서 새로운 언어가 필요하다.
구속이 있는 계를 다루는 또 다른 길로 라그랑주 승수(Lagrange multiplier) 가 있다. 같은 구속을 보존한 채로 데카르트 변수에 미지수 를 곱한 항을 더해 적분 원리에 넣는 기법이다. 다음 장의 곡면 위 운동에서 그 첫 모습을 본다. 이 장은 그런 우회 없이 처음부터 같은 일반좌표를 잡는 길이다 — 둘은 같은 답에 닿지만 일반좌표 길이 일반적으로 더 짧다.
데카르트 좌표는 (1) 입자가 전 공간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2) 좌표축이 점마다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평탄한 무대 위에서 가장 깔끔하다. 야구공의 포물 운동, 두 별의 중력 운동, 자유 입자의 ODE 풀이 — 모두 이 두 조건을 만족하므로 좌표를 갈아 끼울 이유가 없다. 구속이 들어오는 순간 — 고리, 곡면, 단단한 막대로 묶인 입자 쌍 — 좌표축이 더 이상 자유롭지 않고 식 안에 구속력이 끼어든다. 이 책의 II 부 라그랑주 역학은 그 구속력이 적분 원리 안에서 어떻게 사라지는지를 보이는 작업이다.
본론 2 — 일반좌표와 배위공간
위치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변수보다 데카르트 좌표의 개수가 더 많을 때 식이 부풀어 오른다. 처음부터 위치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변수만 쓰는 어휘가 필요하다 — 이 절의 두 단어 와 이다.
자유도 인 역학계에서 일반좌표(generalized coordinates) 란 계의 배위(어디 있고 어떻게 놓여 있는가)를 결정하는 개의 독립 변수 의 모음이다. 묶어서 으로 쓰고, 위첨자는 거듭제곱이 아니라 좌표의 번호임을 약속한다 — 는 두 번째 좌표이지 의 제곱이 아니다. 제곱을 적고 싶으면 처럼 괄호를 둔다. 0 장의 인덱스 표기 약속이 그대로 살아 있는 셈이다.
허용되는 들의 집합이 배위공간(configuration space) 이다. 은 일반적으로 평평한 유클리드 공간이 아니라 다양체(manifold) — 한 점 주위에서는 처럼 매끄럽게 좌표를 줄 수 있지만 전체로 보면 휘어 있거나 구멍이 있을 수 있는 공간 — 이다. 정식 정의는 3 장에서 다루고, 이 장에서는 “각 점 근방에서 개의 독립 좌표 가 주어지는 공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0 장에서 본 그림 — 도넛 표면을 충분히 작게 잘라 보면 평면의 작은 원판처럼 보인다는 그림 — 이 그대로 살아 있다.
구체적으로:
- 3차원 자유 입자: , , 좌표는 .
- 고리 위 구슬: , (1차원 원), 좌표는 각도 .
- 평면 단진자: , , 좌표는 연직선과 이루는 각 .
- 평면 이중진자: , (2차원 토러스), 좌표는 두 막대의 각 .
평면 단진자에서 줄이 끊어지지 않고 막대가 휘지 않는 한, 끝점은 반드시 길이 인 원 위에 있다. 원 위 한 점은 각도 하나로 결정되고 가 한 바퀴 돌면 같은 자리로 돌아오므로 배위공간이 이다. 이중진자에서는 두 막대가 독립이지만 각각이 자기 끝점을 원 위에 두므로 배위공간이 두 원의 곱인 이 된다. 곱공간 란 의 한 점과 의 한 점을 짝지은 모든 쌍의 집합 — 두 시계 바늘이 독립적으로 도는 그림이 정확히 이것이다. 시침과 분침이 서로 영향을 주지 않고 각각 자기 원을 한 바퀴 돌면 처음 자리로 돌아온다.
단진자의 좌표를 하나로 두면 위치는 , . 속도의 제곱은
— 피타고라스 항등식 덕분에 끝의 모양이 단순해진다. 운동에너지는
식의 모양이 자유 입자의 와 같다 — 속도가 각속도 로, 질량이 관성 모멘트(moment of inertia — 회전 운동에서 질량의 역할을 하는 양으로, 질량에 회전축까지 거리의 제곱을 곱해 모은 것) 로 바뀐 것뿐이다.
이 사례에서 식이 단순한 이유는 마침 단진자가 매끈한 원호 운동이라 야코비안이 단순한 상수 인수 로만 들어왔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야코비안이 좌표에 의존하면 운동에너지는
처럼 좌표-의존 행렬 가 함께 등장한다. 첨자 는 자유도 개수만큼 을 훑고 같은 첨자가 위·아래로 만나면 합한다(아인슈타인 합 규약, 본론 3 에서 다시 정의). 는 6 장에서 만날 리만 계량(Riemannian metric — 곡면 위에서 두 점 사이 거리를 재는 행렬) 인데, 지금은 단진자가 가장 단순한 자유 사례임만 짚어 두고 넘어가면 된다.
같은 자유도라도 배위공간의 모양은 달라진다. 두 막대 가운데 첫째 막대만 자유롭게 회전하고 둘째는 첫째의 끝점에 고정되어 기울이지 못한다고 하면, 자유도는 1, 배위공간은 으로 되돌아온다 — 두 막대가 사실상 한 막대처럼 행동한다. 반대로 둘째 막대가 자유롭게 세 방향으로 돌 수 있는 3차원 진자라면 자유도는 2 그대로지만 배위공간이 토러스가 아니라 구면 가 된다 — 둘째 막대의 끝점이 첫째 끝점을 중심으로 한 구면 위를 움직이기 때문이다. 같은 자유도 2 안에 토러스와 구면 두 모양이 가능하다는 사실, 그래서 자유도만이 아니라 배위공간의 위상(topology — 공간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가 하는 성질로, 늘리거나 굽혀도 변하지 않는 정보) 도 운동의 성격을 정한다.
이중진자에서 배위공간이 평면 가 아니라 토러스라는 점이 결정적이다. 과 가 같은 물리 상태이기 때문이다 — 시계의 12 시와 0 시가 같은 시각인 것과 정확히 같다. 데카르트 좌표는 이 동치 관계를 모른다: 과 이라는 두 평면 위의 점은 분명히 다른 점이지만 두 막대의 자세로서는 같다. 일반좌표는 이 동치 관계를 배위공간이 토러스다라는 한 줄로 잡는다. 좌표 위의 모듈로 동치 — 와 를 같은 점으로 봐 주는 약속 — 가 평면 위 미적분 안에서 점프로 보이는 문제(0 장에서 본 그림)가 여기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배위공간이 다양체인 경우 단일 좌표계로 전체를 덮을 수 없을 수 있다. 원 의 각도 가 가장 단순한 예다 — 점 과 가 같은 점인데 좌표상으로는 양 끝이 만나지 못한다. 좌표가 부드럽게 한 바퀴 돌아 자기 자신에게 닿으려면 구간을 두 장의 지도 — 예를 들어 와 — 로 잘라 두고 겹친 영역에서 좌표변환을 따로 적어야 한다. 구면 , 회전군 (3차원 회전 전체가 이루는 다양체)도 같은 사정이다. 본격적인 지도 이어 붙이기 작업은 3 장에서 다룬다.
자유도 은 위치의 자유도다. 위치 + 속도까지 합한 위상공간 차원은 으로 자유도와 다르다. 단진자: 자유도 1, 위상공간 차원 2 — 평면 . 이중진자: 자유도 2, 위상공간 차원 4 — . 라그랑주 방정식은 의 공간 위에서 적고, 해밀턴 방정식은 의 공간 위에서 적는다. II 부에서 만날 심플렉틱 기하가 그 둘째 공간의 기하라는 사실이 마지막 절의 시뮬레이션과 직접 연결된다.
자유도 자체는 으로 정해져 있지만 어떤 변수를 잡는가는 자유다. 단진자에서 좌표를 대신 호 길이 로 잡아도 되고, 로 잡아도 — 단 가 부근이 아닐 때만, 의 도함수 가 0 이 되는 자리에서는 새 좌표가 옛 좌표를 일대일로 못 부르기 때문이다 — 된다. 좌표마다 운동 방정식의 모양이 달라 보이지만 같은 운동을 가리킨다. 어느 좌표를 잡을지는 식이 가장 단순해지는 것을 고르는 실용의 문제다. 단진자는 가 좋고, 진동이 작을 때는 그 안의 가 좋고, 큰 진동에서는 그대로가 좋다. 같은 계를 여러 좌표로 풀어 보는 연습이 7 장 라그랑주 방정식의 좌표 무관성을 손에 잡게 한다.
배위공간 의 모양은 운동의 큰 그림도 결정한다. 인 자유 입자는 어디든 갈 수 있다 — 폐궤도가 따로 없다. 인 단진자는 한 바퀴를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다 — 모든 닫힌 궤도가 결국 같은 점에 닿는다. 인 이중진자는 두 시계 바늘이 독립으로 도는 공간이므로, 운동이 두 주기의 비에 따라 닫힌 궤도가 되거나 토러스 표면을 빽빽이 채우는 준주기 운동(quasi-periodic motion — 두 진동수의 비가 무리수여서 결코 정확히 같은 자리로 돌아오지는 못하지만 임의로 가까이는 다가가는 운동) 이 된다. 같은 뉴턴 법칙을 따르더라도 무대의 모양이 다르면 가능한 운동의 가짓수가 다르다.
본론 3 — 일반력과 연쇄법칙
데카르트의 힘 가 일반좌표의 언어에서 어떤 모양으로 옮겨 가는가. 데카르트 좌표 가 일반좌표 의 함수로 주어진다 — . 이 함수가 매끄럽다면 연쇄법칙으로
같은 위·아래 첨자가 반복되면 그 인덱스에 대해 합을 취한다 — 아인슈타인 합 규약(Einstein summation convention). 의 는 자유도 개수만큼 에 걸쳐 더한다는 약속이다. 는 좌변에도 나타나므로 합하지 않는다 — 위·아래로 한 번씩 만난 인덱스만 합 부호의 자리를 차지한다. 외력 가 미소 변위 에 대해 하는 미소 일은
여기 정의된 가 일반력(generalized force) 이다. 외력의 데카르트 성분 에 야코비 행렬 를 곱해 모은 양 — — 이라고 적어도 같다. 이 식은 벡터·코벡터의 짝짓기다. 데카르트 힘은 데카르트 변위와 짝을 이루어 일을 만들고, 일반력은 일반좌표 변위와 짝을 이루어 같은 일을 만든다. 같은 미소 일 가 좌표계와 무관한 스칼라임을 정직하게 적으면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는 정의다.
의 단위는 의 단위(뉴턴 )에 의 단위(미터 / 의 단위)를 곱한 값이다. 가 길이 단위(미터)라면 는 무차원이고 는 뉴턴 — 익숙한 힘 단위다. 가 각도(라디안, 즉 무차원)라면 는 미터 단위가 되고 는 뉴턴·미터 — 즉 토크(torque, 회전 운동에서 힘의 역할을 하는 양) 단위다. 단위가 좌표의 의미에 맞게 자동으로 따라온다.
단진자에서 막대 끝의 점에 작용하는 중력은 데카르트로 — 즉 , . 좌표 이고 , 이므로 , . 따라서
이것이 단진자에 작용하는 복원 토크다. 단위는 뉴턴·미터, 부호는 일 때 음수 — 즉 진자를 원점 으로 되돌리는 방향. 단진자의 운동 방정식 에서 우변에 등장하는 그 항이 정확히 다. 좌표가 각도이니 힘이 아니라 토크가 자연스럽게 따라 나온 것이다.
일반화하면, 일반력 는 좌표 와 짝을 이루어 일을 만드는 양이다. 가 길이 단위라면 그 짝은 힘, 각도라면 토크. 더 가공된 좌표라면 또 다른 단위가 자연스레 따라 나온다 — 단위가 좌표의 성격을 기억해 주는 셈이다.
고리 위 구슬에서도 같은 절차가 자동으로 작동한다. 외력은 데카르트로 . 좌표 이고 , 이므로 , . 일반력은
본론 1 에서 손계산으로 얻은 접선 방향 외력 성분 의 배다 — , 토크 단위. 그리고 데카르트 힘 가운데 고리에 수직한 성분(원 중심 방향, )은 와 내적을 취하면
으로 사라지므로 에 기여하지 않는다. 구속력 이 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한 줄로 자동 보장된다. 일반좌표 어휘가 구속력 자동 제거를 어떻게 해내는지 보여 주는 가장 깔끔한 사례다.
이 장은 까지만 적고, ” 에 대한 운동 방정식”은 7 장(라그랑주 방정식)에서 작용 변분으로 한 번에 떨어뜨릴 것이다. 그러나 이 부기(簿記)가 사소하지 않다 — 좌표 변환에 살아남는 양을 식별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는 데카르트 안에서만 살지만 는 임의의 일반좌표에서 살아남는다. 0 장에서 좌표를 바꾸어도 살아남는 양만이 진짜 물리량이라 했던 결론이 여기서 한 번 더 작동한다.
의 인덱스가 아래에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0 장의 인덱스 표기 약속에서 위 첨자는 반변(contravariant — 기저 변환의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성분), 아래 첨자는 공변(covariant — 기저 변환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성분) 이다. 는 좌표라서 위 첨자, 도 속도라서 위 첨자. 반면 는 그 속도와 짝지어 일을 만드는 양이라 아래 첨자다. 합의 약속 가 일률의 단위(와트)를 갖는다는 사실이 인덱스 위·아래의 정합성을 자동으로 보장한다 — 위·아래로 한 번씩 만난 인덱스는 합 안으로 사라지고, 남은 식은 좌표계 무관한 스칼라다.
외력에 마찰 같은 비보존력이 섞여 있을 때는 가 위치 좌표만이 아니라 속도에도 의존한다 — . 보존력 — 어떤 퍼텐셜 의 미분으로 적힐 수 있는 힘 — 만 다룰 때는 로 더 단순해진다. 라그랑주 방정식의 가장 깔끔한 형태는 보존력만 가정한 형태고, 마찰을 다루려면 변형된 형태 — 라일리 흩어짐 함수(Rayleigh dissipation function — 마찰력을 의 이차 함수로 적은 보조 함수로, 그 도함수가 비보존력 성분을 준다) 가 끼어드는 형태 — 가 필요하다. 8 장에서 다룬다.
파이썬으로 확인
# 명시적 오일러 vs. 심플렉틱 오일러 비교: 1차원 조화진동자
# q'' = -omega^2 q, omega = 1
# 에너지 E = (1/2)(p^2 + omega^2 q^2) 가 어떻게 변하는지 본다.
import numpy as np
import matplotlib.pyplot as plt
omega = 1.0
dt = 0.05
t = np.arange(0.0, 50.0 + dt, dt)
N = len(t)
# 초기조건: q(0) = 1, p(0) = 0 -> E(0) = 0.5
q_e, p_e = np.empty(N), np.empty(N) # 명시적 오일러
q_s, p_s = np.empty(N), np.empty(N) # 심플렉틱 오일러
q_e[0] = q_s[0] = 1.0
p_e[0] = p_s[0] = 0.0
for n in range(N - 1):
# 명시적 오일러: (q, p) 를 동시에 옛 값으로 갱신
q_e[n+1] = q_e[n] + dt * p_e[n]
p_e[n+1] = p_e[n] - dt * omega**2 * q_e[n]
# 심플렉틱 오일러: p 를 먼저 갱신하고, 그 새 p 로 q 를 갱신
p_s[n+1] = p_s[n] - dt * omega**2 * q_s[n]
q_s[n+1] = q_s[n] + dt * p_s[n+1]
E_e = 0.5 * (p_e**2 + omega**2 * q_e**2)
E_s = 0.5 * (p_s**2 + omega**2 * q_s**2)
plt.plot(t, E_e, label="명시적 오일러")
plt.plot(t, E_s, label="심플렉틱 오일러")
plt.xlabel("t"); plt.ylabel("E(t)"); plt.legend(); plt.show()
두 적분기는 같은 ODE , 를 같은 시간 간격 로 적분한다. 명시적 오일러(explicit Euler) 는 매 단계에서 를 동시에 옛 값으로 갱신한다: , . 심플렉틱 오일러(symplectic Euler — 위상공간 면적을 정확히 보존하도록 갱신 순서를 비대칭으로 짠 적분기) 는 를 먼저 갱신해 새 를 만들고, 그 새 로 를 갱신한다: , . 두 줄의 순서 차이가 전부지만 결과는 천양지차다.
명시적 오일러의 에너지는 시간에 따라 단조 증가하고, 심플렉틱 오일러의 에너지는 정확값 0.5 근방에서 작은 진폭으로 진동한다. 같은 운동을 같은 시간 간격으로 적분했는데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 이 차이가 10 장(해밀턴 역학)에서 다룰 심플렉틱 구조가 왜 보존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첫 단서다.
명시적 오일러의 갱신은 행렬 형태로
이고, 이 갱신 행렬의 행렬식은
행렬식(determinant) 은 선형 변환이 면적(부피)을 얼마나 늘이는가를 재는 양이다. 매 단계마다 위상공간 안의 작은 원이 배만큼 부풀어 오른다는 뜻이고, 그 부풀음이 곧 에너지의 단조 증가다. 심플렉틱 오일러의 갱신은 같은 두 단계가 순서를 갖고 작용하므로 두 부분 행렬의 곱
으로 적힌다. 두 부분 행렬은 각각 삼각행렬(triangular matrix — 대각선 한쪽 위 또는 아래가 모두 0 인 행렬로, 행렬식이 대각 원소의 곱과 같다) 이고 대각 원소가 모두 1 이므로 행렬식이 1 이다. 두 행렬식 1 의 곱은 1 — 면적이 정확히 보존된다. 이 면적 보존이 에너지 거의 보존을 보장한다. 11 장에서 보게 될 심플렉틱 형식의 그림이 이 한 줄의 행렬식에 압축되어 있다.
순서 한 줄을 바꾼 차이가 면적 보존이라는 기하의 성질을 만들고, 그 기하가 에너지라는 물리량의 거의 정확한 보존을 만든다 — 이 인과 사슬이 이 책 II 부 전체를 떠받친다. 명시적 오일러의 에너지는 50 초 만에 0.5 에서 1 을 향해 우상향하는 직선에 가깝게 흐르고, 심플렉틱 오일러의 에너지는 0.5 주위에서 진동만 한다.
“그러면 명시적 오일러는 틀린 적분기인가?” 답은 보존해야 할 것을 알면 그렇다이다. 자유 입자나 마찰이 있는 계처럼 에너지가 보존되지 않는 운동에서는 명시적 오일러가 큰 문제 없이 작동한다. 그러나 에너지가 보존되어야 하는 운동 — 단진자, 행성 운동, 분자 동역학(molecular dynamics — 원자 단위에서 입자 다발의 시간 발전을 수치 적분으로 추적하는 시뮬레이션) — 에서는 명시적 오일러의 면적 부풀림이 결국 비물리적 에너지 증가로 나타나고, 긴 시간 적분에서 궤적 자체가 발산한다. 그래서 천체 역학 시뮬레이션과 분자 동역학은 거의 모두 심플렉틱 적분기를 쓴다 — 수치적 정확도가 아니라 기하적 정확도가 중요한 문제다.
다음 장으로
2 장: 곡면 위의 구속 운동에서는 이 장에서 그림으로만 본 “구속이 있는 계”를 정량적으로 다룬다. 본론 1 의 끝에서 미루어 둔 라그랑주 승수 기법도 거기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