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아송 괄호와 적분가능성
푸아송 괄호와 적분가능성
위상공간 위 함수들 사이의 리 괄호 — 푸아송 괄호로 해밀턴 역학을 한 줄에 다시 적고, 그 그림에서 적분가능한 계와 작용–각 변수가 어떻게 떨어지는지를 본다.
들어가며
이 책의 마지막 장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도구들 — 다양체, 미분형식, 라그랑지안, 변분, 대칭, 해밀토니안, 정준변환 — 이 한 점에서 만난다. 그 점이 바로 푸아송 괄호다. 이 장을 끝내면 독자는 해밀턴 방정식을 좌표 없이 라는 한 줄로 적을 수 있게 되고, “적분가능한 계”라는 단어가 막연한 수식어가 아니라 정확한 정의를 가진 기하학적 사실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정의 위에서 조화진동자가 왜 모든 역학 책의 첫 예제로 등장하는지 — 작용–각 변수의 관점에서 — 한 그림으로 이해하게 된다.
본론 1 — 푸아송 괄호, 위상공간 위의 리 괄호
자유도 하나짜리 위상공간에서 두 매끈한 함수 의 푸아송 괄호(Poisson bracket) 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자유도 인 경우에는 같은 항을 모든 에 대해 합한다 (). 곱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5장의 벡터장 위 리 괄호(Lie bracket) 와 같은 역할을 하는 연산이다 — 두 객체에서 새 객체를 만들되, 그 결과가 두 객체의 “교환 불가능성”을 잰다.
푸아송 괄호의 네 가지 성질이 모든 것을 떠받친다:
- 쌍선형성: 양 변수에 대해 선형.
- 반대칭성: . 특히 .
- 라이프니츠 규칙: — 곱에 대한 미분처럼 행동한다.
- 야코비 항등식: .
이 네 성질로 위상공간의 매끈한 함수 공간 은 무한차원 리 대수(Lie algebra) 가 된다. 위치와 운동량 사이에서 한 번 계산해 두면 유용하다: ( 는 크로네커 델타). 이 세 줄이 양자역학의 표준 교환관계 의 고전적 원형이다.
푸아송 괄호로 해밀턴 방정식을 다시 적으면 11장에서 보던 두 줄이 하나로 합쳐진다. 임의의 위상공간 함수 의 시간 도함수는
를 대입하면 , 를 대입하면 — 해밀턴 방정식 두 줄이 그대로 떨어진다. 이 표현의 진짜 위력은 다른 곳에 있다: 이면 는 운동의 적분(conserved quantity) 이다. 9장에서 본 뇌터의 정리는 푸아송 괄호의 언어에서는 한 줄짜리 명제가 된다. 두 함수가 푸아송 가환()이라는 것은 각자가 생성하는 흐름이 서로 가환이라는 것과 같다 — 5장에서 본 벡터장의 리 괄호와의 다리가 여기서 놓인다.
본론 2 — 리우빌 적분가능성
자유도 의 해밀턴 계가 리우빌 의미에서 적분가능(Liouville integrable) 하다는 것은, 위상공간 위에 개의 매끈한 함수 이 존재해서 다음 세 조건을 만족하는 것을 말한다:
- 그중 하나는 자신이다 — 보통 로 잡는다.
- 개의 함수는 함수적으로 독립이다 — 미분 이 거의 모든 점에서 일차독립.
- 두 개씩 모두 푸아송 가환이다 — 모든 에 대해 . 이 조건을 “대합 상태(in involution)“라고 부른다.
조건 3이 핵심이다. 단순히 보존량이 개 있다는 것을 넘어, 그 보존량들이 서로의 흐름과도 양립한다는 강한 조건이다. 즉 가 생성하는 정준변환 흐름과 가 생성하는 흐름이 가환이어서, 위상공간 위에 좌표축 같은 그리드를 그릴 수 있다는 뜻이다.
리우빌–아르놀트 정리(Arnold)는 이 조건에서 그림 전체를 한 문장으로 잡는다: 공통 등위면 이 콤팩트하고 연결되어 있으면 그것은 차원 토러스 이고, 운동은 그 토러스 위의 등속 평행이동이다. 이때 토러스 위의 좌표로 작용–각 변수(action–angle variables) 가 자연스럽게 잡힌다 — 작용 는 토러스를 라벨링하고, 각도 는 토러스 위의 위치를 정한다. 이 좌표에서 해밀토니안은 작용에만 의존하는 단순한 함수 가 되어, 해밀턴 방정식이
로 풀린다. 모든 운동이 상수 진동수의 토러스 위 직선 운동이라는 뜻이다. 적분가능한 계의 동역학이 본질적으로 끝나는 곳이 여기다.
실제로 적분가능한 계는 매우 희귀하다 — 케플러 문제, 조화진동자, 강체의 자유회전, 코지 팽이 정도가 전통적인 목록이다. 일반적인 계는 적분가능하지 않고, 작은 섭동을 받으면 토러스 구조가 부분적으로 무너진다(KAM 정리). 그러나 적분가능한 한정된 사례가 학부 역학 교재의 90 %를 차지하는 이유는, 이 그림이 깨끗하고 손으로 끝까지 풀리기 때문이다.
본론 3 — 조화진동자의 작용–각 변수
자유도 하나의 1차원 조화진동자로 모든 것을 손에 쥐자. 해밀토니안은
(단위 질량 , 진동수 , 옴메가). 위상공간의 등위면 는 반축 와 의 타원이다. 자유도가 하나이므로 적분가능성 조건은 자신 하나로 충족된다.
작용–각 변수를 손으로 잡아 보자. 다음 변환을 도입한다:
이 변환의 야코비안을 직접 계산하면 — 즉 부피요소 를 보존한다. 이는 11장에서 정의한 정준변환의 조건이다. 두 표현을 해밀토니안에 대입하면
해밀토니안이 각도에 의존하지 않는다 — 작용 만의 함수가 되었다. 해밀턴 방정식은 그대로 떨어진다:
는 상수, 는 일정한 각속도 로 증가한다. 평면에서 궤적은 수평한 직선 — 가장 단순한 운동이다. 원래 위상공간 에서 타원을 따라 도는 동안 시간이 비등속이었던 것이, 작용–각 좌표에서는 등속이 된다. 이것이 작용–각 변수가 주는 보상이다.
의 물리적 의미는 곁들여 둘 가치가 있다. 한 주기 동안의 위상공간 면적을 로 나눈 양 — — 이 정확히 위에서 도입한 와 일치한다. 보어–조머펠트의 양자화 조건 가 떨어지는 자리도 여기다. 작용은 양자역학과 고전역학을 잇는 다리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들어 올려지는 양이다.
파이썬으로 확인
# 조화진동자 (m=1, omega=1.5)를 RK4로 적분하면서
# 작용 J = H/omega 와 위상 theta = arctan2(p, omega*q) 를 매 스텝 기록한다.
# (q, p) 는 타원, (theta, J) 는 수평선이 되어야 한다.
import numpy as np
import matplotlib.pyplot as plt
omega = 1.5
def rhs(q, p):
return p, -omega**2 * q
def rk4_step(q, p, dt):
k1q, k1p = rhs(q, p)
k2q, k2p = rhs(q + 0.5*dt*k1q, p + 0.5*dt*k1p)
k3q, k3p = rhs(q + 0.5*dt*k2q, p + 0.5*dt*k2p)
k4q, k4p = rhs(q + dt*k3q, p + dt*k3p)
return (q + dt*(k1q + 2*k2q + 2*k3q + k4q)/6,
p + dt*(k1p + 2*k2p + 2*k3p + k4p)/6)
dt, T_end = 0.01, 12.0
N = int(T_end / dt)
q = np.empty(N+1); p = np.empty(N+1)
q[0], p[0] = 1.2, 0.0
for k in range(N):
q[k+1], p[k+1] = rk4_step(q[k], p[k], dt)
H = 0.5*p**2 + 0.5*omega**2*q**2
J = H / omega
theta = np.arctan2(p, omega*q)
print(f"max relative drift of J = {(J.max() - J.min())/J[0]:.2e}")
fig, ax = plt.subplots(1, 2, figsize=(9, 4))
ax[0].plot(q, p); ax[0].set_xlabel("q"); ax[0].set_ylabel("p"); ax[0].set_title("(q, p) 타원")
ax[1].plot(theta, J, '.', ms=2); ax[1].set_xlabel(r"$\theta$"); ax[1].set_ylabel("J")
ax[1].set_title(r"$(\theta, J)$ 수평선"); ax[1].set_ylim(J[0]*0.9, J[0]*1.1)
plt.tight_layout(); plt.show()
의 상대 표류가 미만으로 떨어지면 RK4가 작용을 충분히 잘 보존하고 있다는 신호다. 좌측 그림은 원래 위상공간의 타원, 우측 그림은 작용–각 좌표에서의 수평선 — 같은 운동을 두 좌표계로 본 두 얼굴이다.
마치며
여기까지 함께 와준 독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이 책의 줄기를 다시 한 번 짚으면 이렇다 — 다양체 위에 벡터장을 얹고, 그 위에 미분형식의 언어를 깔아 적분과 미분의 모든 정리를 한 줄로 정리했다. 그 무대 위에서 라그랑지안이라는 하나의 스칼라 함수로 운동방정식을 적었고, 변분원리로부터 그 식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것을 봤다. 대칭이 보존량을 주는 뇌터의 다리를 건너, 르장드르 변환으로 해밀턴의 그림으로 옮겨갔다. 거기서 좌표가 위치와 운동량의 짝으로 평등해지자, 정준변환과 푸아송 괄호가 그 평등을 떠받치는 구조로 드러났다. 한 권의 학습 노트가 추구한 것은 단 하나 — 같은 물리를 점점 더 좌표 독립적인 언어로 다시 적는 일이었다. 그 다음으로 갈 길은 세 갈래다. 후속 권인 해석역학 II 에서는 해밀턴–야코비 방정식과 장 이론으로의 일반화를 다룬다. 더 엄밀한 수학적 토대를 원한다면 아르놀트의 Mathematical Methods of Classical Mechanics 가 표준 참고서다. 그리고 푸아송 괄호 너머로 — 심플렉틱 형식 가 진짜 주인공이 되는 — 심플렉틱 기하학 자체를 수학 과정으로 한 번 더 밟아보는 것을 권한다. 같은 풍경이 매번 더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