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야코비 방정식 — 작용을 직접 푸는 길

2n2n개의 해밀턴 ODE를 하나의 비선형 1계 편미분방정식으로 압축하고, 그 해 S(q,t)S(q, t) 자체가 운동을 모두 담는다 — 자유 입자로 절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밟아본다.

들어가며

이 책은 I권의 끝에서 멈춘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I권에서는 다양체 위에 라그랑지안을 얹어 운동방정식을 적었고, 르장드르 변환으로 위치-운동량 짝을 짜서 해밀턴의 그림으로 옮겨갔으며, 마지막 12장에서 푸아송 괄호로 그 그림을 좌표 없는 한 줄짜리 대수로 다시 적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풍경은 이렇다 — 위상공간이라는 2n2n 차원의 무대가 있고, 그 위에서 시간이 흐를 때마다 점 (q,p)(q, p) 가 해밀턴의 두 줄짜리 상미분방정식을 따라 움직인다. 좌표 nn 개, 운동량 nn 개, 도합 2n2n 개의 미지함수를 시간으로 적분해 가면 운동이 풀린다.

이 장은 그 사다리에서 한 칸을 더 오른다. 핵심 발상은 단순하다. 2n2n 개의 ODE를 따라가는 대신, 하나의 함수 를 푼다. 그 함수의 이름이 작용 SS 이고, 풀어야 할 방정식이 해밀턴-야코비(Hamilton–Jacobi, HJ) 방정식 이다. 풀고 나면 그 함수의 도함수만 봐도 운동이 통째로 읽힌다 — 어디로 가는지, 어떤 운동량을 가지고 있는지가 한꺼번에 나온다. ODE 여러 개를 시간을 따라 푸는 적분의 그림이, 함수 한 개를 좌표 공간에서 푸는 풀이의 그림으로 바뀐다.

왜 굳이 이 방향으로 가는가.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풀이 그 자체가 기하학적 대상 이 된다. ODE 풀이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점의 자취지만, HJ 방정식의 풀이는 좌표 공간 위에 깔린 한 장의 함수다. 한 함수가 모든 초기조건의 운동을 동시에 담는다 — 한 번 풀어 놓으면 어떤 초기 위치에서 출발한 운동도 그 함수의 도함수를 읽어서 복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다음 장의 정준변환과 만나면 HJ는 “해밀토니안을 0으로 보내는 좌표를 찾는다”는 강력한 한 문장으로 다시 읽힌다 — 적분 가능계의 작용–각 변수를 자동으로 길어 올리는 기계가 된다는 뜻이다. 셋째, 이 장의 끝자락에서, HJ 방정식이 왜 양자역학의 슈뢰딩거 방정식과 식 모양이 닮았는지에 대한 첫 단서가 손에 잡힐 것이다 — 작용 SS 의 기울기가 운동량을 주고, 그 위에 eiS/e^{iS/\hbar} 라는 옷을 입히면 슈뢰딩거 파동함수가 떨어진다. 그 다리가 양자 고전 대응의 출발점이다.

학습의 자세 한 가지를 미리 약속해 두자. HJ 방정식은 학부 1·2학년이 처음 마주치는 비선형 1계 PDE인 경우가 많다. PDE 자체에 익숙하지 않으면 “이걸 어떻게 푼다는 거지” 하는 막막함이 먼저 든다. 다행히 이 장에서 다루는 풀이 절차는 PDE 일반론을 동원하지 않는다 — 본론 2의 변수 분리 라는 한 가지 기법으로 충분하고, 변수 분리는 학부 미적분과 ODE 수준의 도구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PDE의 일반 이론(특성곡선 방법 등)은 이 장에서 언급 만 하고, 실제 풀이는 모두 한 변수 ODE의 적분으로 환원해서 다룬다. 막막함을 일단 내려놓고 절차에 따라 손을 움직이는 것 — 그게 이 장의 학습 방식이다.

한 가지 더 미리 짚어 둘 만한 것은 이 장의 작용 SS 와 I권 변분원리의 작용이 같은 글자, 다른 입력 을 가진다는 사실이다. I권 변분원리에서는 작용이 “경로를 받아 수를 내놓는” 범함수였고, 그것의 멈춤점을 찾는 일이 운동방정식을 떨어뜨렸다. 이 장에서는 같은 글자 SS 가 “도착점을 받아 수를 내놓는” 일반 함수로 등장하고, 그것의 도함수가 운동을 통째로 적어 낸다. 한 글자가 두 종류의 의미로 쓰이는 이 사실이 처음에는 혼동을 주지만, 본론 1의 시작에서 한 번 더 정리한다. 두 작용은 같은 적분이지만 시점이 다르다는 것 — 그것만 잡으면 이 장은 헷갈리지 않는다.

이 장의 본론은 셋이다. 본론 1은 HJ 방정식의 무대 를 깐다 — 작용의 시점을 “경로의 함수”에서 “도착점의 함수”로 바꾸는 한 발짝, 그리고 그 발짝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PDE의 모양을 본다. 본론 2는 그 PDE를 손으로 풀 수 있게 만드는 첫 번째 도구 — 시간 분리 — 를 다룬다. 시간이 빠지면 변수 분리가 가능해지고, 보존되는 양 하나에 분리상수 하나가 짝지어진다. 본론 3은 가장 단순한 예 — 1차원 자유 입자 — 로 다섯 단계를 한 단계도 빠짐없이 손으로 밟는다. 자유 입자 한 마리에 HJ를 들이대는 것은 분명히 과잉이지만, 그래서 절차가 가장 깨끗하게 드러난다.

본론 1 — HJ 방정식의 무대 설치

I권에서 작용은 경로의 범함수였다. 즉 두 끝점을 잇는 경로 q()q(\cdot) 하나에 실수 하나를 대응시키는 양 S[q()]=LdtS[q(\cdot)] = \int L\,dt. 식 안의 대괄호 표기 [][\cdot] 가 이 점을 분명히 말해 준다 — 입력이 함수 이고 출력이 다. 변분원리의 그림에서 작용은 모든 가능한 경로 위에 그려진 풍경(landscape)이었고, 그 풍경의 멈춤점에 해당하는 경로가 실제 운동이었다. 이 그림에서 SS 는 경로를 변수로 받는 양이지, 좌표를 변수로 받는 양이 아니다.

이번에는 그 시점을 바꾼다. 발상은 이렇다 — 모든 경로를 다 따져 보는 대신, 이미 운동방정식을 풀어 놓은 실제 고전 경로 에만 주목한다. 고정된 초기점 (q0,t0)(q_0, t_0) 에서 출발해 실제 고전 해를 따라 도착점 (q,t)(q, t) 까지 갔을 때, 그 경로 위에서 작용 적분을 계산한 값을 S(q,t)S(q, t) 라 부른다. 다시 강조하면 S(q,t)S(q, t) 는 더 이상 경로의 함수가 아니라 도착점의 좌표와 시간 의 함수다. 같은 글자 SS 가 입력의 종류만 다르게 두 번 쓰이는 셈인데, 이 차이가 이 장 전체를 떠받친다.

헷갈리기 쉬운 곳 — S(q,t)S(q, t) 는 도착점의 함수, I권의 S[q()]S[q(\cdot)] 는 경로의 범함수다. 두 표기는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양이다. I권의 S[q()]S[q(\cdot)]경로 q()q(\cdot) 라는 함수 하나를 받아 하나를 내놓는 양 — 즉 함수공간 위에 그려진 풍경이다. 변분원리에서는 이 풍경의 멈춤점을 찾기 위해 경로를 조금씩 흔들어 본다. 반면 이 장의 S(q,t)S(q, t)좌표 qq시간 tt 라는 수들을 받아 하나를 내놓는 일반적인 다변수 함수다. 도착점을 옮길 때마다 그 점까지 가는 (단 하나의) 고전 경로가 새로 정해지고, 그 경로의 작용값이 도착점에 라벨처럼 붙는다. 헷갈리지 않는 한 가지 요령 — 입력이 함수면 대괄호 [][\cdot], 입력이 수면 소괄호 ()(\cdot). 표기 약속이 이미 두 양을 구분해 주고 있다.

이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 둘 만한 비유가 하나 있다 — 지도 다. 좌표 공간(가령 평면)을 펼쳐 놓고, 각 점 (q,t)(q, t) 마다 그 점까지 도달하는 고전 경로의 작용값을 색칠해 둔다. 어떤 점은 작용값이 크고 어떤 점은 작다. 이 색칠된 풍경 전체가 S(q,t)S(q, t) 라는 함수다. 시간 tt 가 흐름에 따라 이 색칠 무늬도 시간에 따라 변한다 — 그래서 SStt 에도 의존한다. 운동방정식을 푸는 일이 평소에는 시간을 따라 한 점을 추적하는 일이었다면, HJ의 그림에서는 지도 전체를 한꺼번에 푼다.

지도 비유가 잡힌다면 한 발 더 나갈 수 있다. 등작용선(등고선) — 같은 작용값을 가진 점들의 모임 — 을 그어 보자. 평면 지도라면 이 등고선이 도착점들을 묶어 주는 곡선족이 된다. 등고선 위의 점들은 작용값이 같으니, SS 의 변화는 등고선에 직각 인 방향으로만 생긴다. 그 직각 방향의 기울기가 S/q\partial S/\partial q 이고, 본론 1의 다음 식이 알려주듯 그것이 곧 운동량 pp 다. 그러므로 운동량 벡터는 항상 등작용선에 직각이다. 이 그림은 광학에서 빛의 파면(wavefront)과 광선(ray)의 관계 — 광선이 항상 파면에 수직 — 와 정확히 닮았고, 그 닮음이 양자역학의 파동 그림으로 가는 다리의 시작이다.

해밀턴은 이 S(q,t)S(q, t) 가 다음 편미분방정식을 만족함을 보였다.

St+H ⁣(q,Sq,t)=0\frac{\partial S}{\partial t} + H\!\left(q, \frac{\partial S}{\partial q}, t\right) = 0

이것이 해밀턴-야코비 방정식 이다. 좌변 첫 항은 시간 도함수, 둘째 항은 해밀토니안에다 운동량 자리에 S/q\partial S / \partial q 를 끼워 넣은 형태다. 식 한 줄짜리지만 정보 밀도가 크다.

여기서 핵심 관찰은 운동량과 작용의 공간 도함수가 같다 는 것이다.

pi=Sqip_i = \frac{\partial S}{\partial q^i}

이 한 줄을 다시 음미해 보자. 좌변은 운동량 — 즉 위상공간에서 수직 방향의 좌표 — 이고, 우변은 작용을 위치로 미분한 것 — 즉 수평 방향의 변화율이다. 도착점을 조금 옮겼을 때 작용이 얼마나 변하는지가 곧 그 도착점에서의 운동량이다. 그래서 S(q,t)S(q, t) 라는 한 함수만 알면, 모든 점에서의 운동량이 그 함수의 그래프 기울기로 자동으로 얻어진다. 위상공간의 절반(pp 쪽)을 작용 함수 하나가 도맡아 그려 주는 셈이다.

헷갈리기 쉬운 곳 — S/q\partial S / \partial q 는 위치미분인데 결과가 운동량이다. 표기만 보면 어색하다 — 위치로 미분했는데 왜 운동량이 나오는가. 비결은 작용의 정의에 있다. SS 가 경로의 적분 으로 정의되므로, 도착점을 위치 방향으로 조금 흔들면 적분의 윗 끝값이 바뀌면서 그 변화가 운동량 항으로 떨어진다 — 미적분의 기본정리와 유사한 그림이다. 자세한 유도는 I권 변분 계산의 부산물로 떨어지지만, 결과만 기억해도 충분하다. 기울기가 운동량이다. 그래서 SS 의 등위면(같은 작용값을 갖는 점들의 모임)에 직각인 방향이 곧 운동량 벡터의 방향이고, 그 등위면들이 좌표 공간 위에 깔린 “파면(wavefront)” 같은 그림을 만든다. 이 그림이 양자역학 슈뢰딩거 방정식의 파동 그림으로 직접 이어진다.

해석학적으로 보면, 2n2n개의 해밀턴 상미분방정식이 좌표 nn 차원만의 함수 SS 에 대한 1계 비선형 편미분방정식 단 하나 로 압축된 셈이다. 압축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한 번 세어 보자. ODE 쪽에서는 미지함수가 2n2n 개(q1(t),,qn(t)q^1(t), \ldots, q^n(t)p1(t),,pn(t)p_1(t), \ldots, p_n(t))이고, 시간이라는 한 변수의 함수다. PDE 쪽에서는 미지함수가 단 하나(SS)지만, 변수가 n+1n+1 개(q1,,qnq^1, \ldots, q^ntt)다. 정보의 양 자체는 양쪽이 같아야 하는데, 표현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ODE는 “시간에 따라 점이 움직이는 자취”를 기술하고, PDE는 “좌표 위에 깔린 함수 한 장”을 기술한다.

PDE의 특성곡선(characteristic curves) — 즉 1계 PDE를 풀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ODE 시스템 — 은 정확히 해밀턴 흐름과 일치한다. 이 사실은 우연이 아니라 1계 비선형 PDE 이론의 정리다 — 1계 PDE는 항상 어떤 ODE 시스템(특성방정식)으로 환원해서 풀 수 있고, HJ 방정식의 특성방정식이 바로 해밀턴 방정식이다. 그래서 ODE 풀이와 PDE 풀이는 같은 정보를 두 언어로 적은 셈이다. 작용은 위상공간의 흐름 전체를 자기 그래프 안에 품고 있다.

이 등가성을 한 번 더 음미할 만하다. ODE의 그림에서는 위상공간의 한 점이 시간에 따라 곡선을 그린다 — 점 하나의 자취. PDE의 그림에서는 좌표 공간 위에 작용 함수 S(q,t)S(q, t)전역적으로 깔린다 — 함수 하나의 풍경. 같은 운동을 어느 쪽에서 바라보느냐의 차이일 뿐, 정보의 양은 같다. 한 점의 시간 자취가 만드는 정보를, 모든 점에서의 한 함수값으로 동시에 적은 것이 PDE의 그림이다. 그래서 HJ 풀이가 한 번 손에 들어오면, 굳이 시간 적분을 새로 하지 않아도 임의의 초기조건에서 출발한 운동을 S/q=p\partial S/\partial q = p 로 즉시 읽어낼 수 있다.

헷갈리기 쉬운 곳 — HJ 방정식은 비선형 1계 PDE다. “1계”는 도함수 차수가 1번까지라는 뜻이고(“어디서도 2S/q2\partial^2 S/\partial q^2 같은 2계 미분이 안 나온다”), “비선형”은 도함수가 곱해진 항이 있다는 뜻이다. 해밀토니안 HH 가 운동량의 2차식 — 가령 H=p2/(2m)H = p^2/(2m) — 이면, S/q\partial S/\partial q 가 제곱되어 들어가서 식은 (S/q)2(\partial S/\partial q)^2 같은 비선형 항을 갖는다. 비선형이라서 — 그래서 ”S1,S2S_1, S_2 가 해면 S1+S2S_1 + S_2 도 해”라는 중첩 원리가 통하지 않는다. 양자역학의 슈뢰딩거 방정식이 선형 1계 PDE라서 파동함수의 중첩이 자유롭다는 것과 정확히 대비된다. 같은 출발선(SSψ\psi)에서 갈라지는 두 길의 본질적 차이다.

본론 2 — 시간이 빠지면 변수가 분리된다

본론 1에서 본 HJ 방정식은 일반적으로 시간을 포함한 비선형 PDE다. 이걸 그냥 정공법으로 풀려고 들면 막막하다. 다행히 물리에서 자주 나오는 경우 — 해밀토니안이 시간에 양함수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경우 — 에는 식 한 줄로 시간을 떼어낼 수 있다. 이 절은 그 방법을 다룬다.

HH 가 시간에 양함수적으로 의존하지 않을 때, 즉 H=H(q,p)H = H(q, p) 일 때는 보존되는 양 — 에너지 — 가 한 개 등장한다. 12장의 푸아송 괄호 언어로 적으면 {H,H}=0\{H, H\} = 0 이라 자동 보존이고, 노터의 정리 언어로 적으면 시간 평행이동 대칭에 짝지어진 보존량이다. 어떤 언어든 결론은 같다 — 에너지가 운동을 따라 변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PDE 풀이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변수 분리라는 기법 자체에 잠깐 익숙해지자. PDE를 푼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미지함수가 모든 변수에 동시에 의존하는 경우를 다루는 일이지만, 가설로 합 형태 또는 곱 형태 의 풀이를 강제하면 식이 분해되어 풀기 쉬워진다. 가장 친숙한 예가 학부의 슈뢰딩거 방정식에서 시간 부분을 eiEt/e^{-iEt/\hbar} 로 분리해 시간 독립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환원하는 절차다. 정확히 같은 기법이 여기서도 작동한다. 차이는 슈뢰딩거에서는 지수 함수 로 분리하지만 HJ에서는 합 형태 로 분리한다는 점인데, 그 이유는 슈뢰딩거가 선형 PDE이고 HJ가 비선형 PDE이기 때문이다. 선형 PDE에서는 지수꼴이 시간 분리에 자연스럽고, 비선형에서는 작용 자체가 합으로 갈라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두 분리가 사실은 eiS/e^{iS/\hbar} 라는 연결고리로 묶이지만 — 그 이야기는 양자역학으로 가서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시간과 공간을 분리해

S(q,t)=Et+W(q)S(q, t) = -E\, t + W(q)

라 두면 S/t=E\partial S/\partial t = -E 이고, HJ 방정식은 시간이 사라진 형태로 줄어든다.

H ⁣(q,Wq)=EH\!\left(q, \frac{\partial W}{\partial q}\right) = E

이를 시간 독립 HJ 방정식 또는 해밀턴의 특성함수 방정식 이라 부르고, W(q)W(q)특성함수(characteristic function) 라 부른다. 보존되는 상수 EE분리상수(separation constant) 의 역할을 한다. 분리 전에 미지함수 S(q,t)S(q, t)n+1n+1 개 변수의 함수였는데, 분리 후 미지함수 W(q)W(q)nn 개 변수의 함수다. 변수 하나가 줄었다 — tt 가 빠진 자리에 상수 EE 가 들어선 셈이다.

헷갈리기 쉬운 곳 — 분리상수는 단순한 적분상수가 아니라 보존량이다. 시간 분리에서 등장한 EE 는 식을 풀다 보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임의 상수가 아니다. 그것은 물리적 보존량 — 에너지 — 의 값이다. S=Et+W(q)S = -Et + W(q) 라는 분리 가설을 세웠다는 것은 “이 풀이는 에너지가 EE고정된 운동을 기술한다”고 선언한 셈이다. 다른 에너지값을 가진 운동은 다른 WW 가 풀어 준다. 그래서 EE 는 풀이의 라벨 이고, 각 에너지값마다 하나씩 풀이가 있는 셈이다. 분리상수는 한 줄 더 일반적으로 — 보존되는 양마다 풀이를 갈라 주는 라벨 — 로 이해해야 다음 장의 다변수 분리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다변수 계에서 HJ가 위력을 발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각 보존량이 분리상수 하나씩을 풀어주고, 운 좋게 nn 개의 독립 분리상수를 얻으면 W(q)W(q) 는 적분만으로 구해진다. 이런 계를 완전적분 가능(completely integrable) 하다 한다. 12장의 리우빌–아르놀트 정리에서 본 그 정의가, HJ의 언어로는 “충분히 많은 분리상수가 나오는 좌표가 존재한다”는 명제로 다시 적힌다. 케플러 문제, 단진동, 강체 회전이 모두 이 부류에 속한다.

헷갈리기 쉬운 곳 — 변수 분리는 좌표를 잘 골라야 작동한다. “변수를 분리한다”는 말은 가설 S(q,t)=Et+W(q)S(q, t) = -Et + W(q) 같은 합 형태(또는 곱 형태)를 PDE에 끼워 넣어 식이 분해되기를 기대 하는 절차다. 모든 PDE가 그 가설로 풀리는 것은 아니다. 시간 분리가 통한 것은 HHtt 가 안 들어 있어서였다. 마찬가지로 공간 변수들끼리도 — 가령 W(q1,q2)=W1(q1)+W2(q2)W(q^1, q^2) = W_1(q^1) + W_2(q^2) 처럼 — 분리하려면, 해밀토니안이 그 좌표계에서 깨끗이 갈라져야 한다. 케플러 문제가 직교좌표에서는 분리되지 않지만 구면좌표 에서는 분리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좌표를 갈아 끼우면 분리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분리되는 좌표가 존재하느냐”가 적분 가능성의 본질에 닿아 있다.

분리상수가 nn 개라는 말도 한 번 더 짚어 두자. nn 자유도 계에서 W(q1,,qn)W(q^1, \ldots, q^n) 가 모든 변수에 대해 분리되어 W=iWi(qi)W = \sum_i W_i(q^i) 꼴로 떨어지면, 각 WiW_i 방정식마다 분리상수가 하나씩 — 도합 nn 개 — 나온다. 그 중 하나가 에너지 EE 이고 나머지 n1n-1 개가 또 다른 보존량들이다. 이 nn 개의 보존량은 12장의 적분 가능성 정의에서 요구한 그 nn 개의 푸아송 가환 보존량과 정확히 같은 역할을 한다. HJ의 변수 분리가 작동한다는 것은 그 계가 리우빌 의미에서 적분 가능하다는 것을 손에 잡히게 보여주는 절차인 셈이다.

예를 들어 케플러 문제를 떠올려 보자 — 자유도 n=3n = 3 의 중심력 운동이다. 직교좌표에서는 변수 분리가 안 통하지만, 구면좌표 (r,θ,φ)(r, \theta, \varphi) 로 옮기면 W=Wr(r)+Wθ(θ)+Wφ(φ)W = W_r(r) + W_\theta(\theta) + W_\varphi(\varphi) 꼴로 분리된다. 세 개의 분리상수가 나오는데, 그 셋은 각각 에너지 EE , 전체 각운동량의 크기 LL , 각운동량의 zz 성분 LzL_z 다. 12장의 푸아송 가환 보존량 셋을 — 좌표 분리라는 작업을 통해 — 자동으로 손에 들었다. 이것이 HJ가 학부 케플러 풀이의 정석으로 자리 잡은 이유다. 각도 변수를 하나씩 분리해 가면서 보존량 하나씩이 떨어진다.

헷갈리기 쉬운 곳 — nn 개 독립 분리상수가 떨어지면 적분만으로 풀린다.Wi(qi)W_i(q^i) 가 한 변수의 함수이므로, Hi(qi,dWi/dqi)=αiH_i(q^i, dW_i/dq^i) = \alpha_i 꼴의 1계 ODE — 변수 분리 1차 ODE — 가 된다. 이건 손으로 적분해서 닫힌 형태로 풀 수 있다 — dWi/dqidW_i/dq^iαi\alpha_i 의 함수로 풀고, 다시 한 번 적분하면 WiW_i 가 나온다. 그래서 “적분만으로”라는 말이 나온다 — 미분방정식의 일반론적 정성 분석이 아니라, 정직하게 적분 한두 번이면 답이 나온다는 뜻이다. 이게 가능한 계가 적분 가능계의 핵심 부류이고, 케플러나 단진동이 학부 교과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손으로 끝까지 풀린다.

본론 3 — 자유 입자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제 본론 1·2의 절차를 가장 단순한 예 — 1차원 자유 입자 — 로 한 번 다 밟아본다. 이 예에서 다섯 단계 — PDE를 적는다, 변수를 분리한다, WW 를 구한다, 자코비 처방을 쓴다, 시간의 함수로 풀어낸다 — 가 모두 한 페이지 안에 깨끗이 들어간다.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풀려고 하는지부터 분명히 하자. 자유 입자의 운동은 학부 1학년 수준 — 일정한 속도로 직선 — 으로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그 답을 PDE 풀이 라는 우회로로 다시 끌어내려는 것이다. 결과는 같을 것이지만, 과정에서 절차 자체를 익히는 것이 목적이다. 가속도가 0이라 식이 가장 단순하게 떨어지고, 그래서 다섯 단계의 골격이 어떤 군더더기도 없이 드러난다.

자유 입자는 외력이 없으므로 H=p2/(2m)H = p^2/(2m), 그러므로 본론 1에서 적은 HJ 방정식에 이 HH 를 대입하면

St+12m(Sx)2=0\frac{\partial S}{\partial t} + \frac{1}{2m}\left(\frac{\partial S}{\partial x}\right)^2 = 0

가 된다. 첫째 단계 — PDE 적기 — 완료. 잠시 식을 들여다보자. S/x\partial S/\partial x 가 제곱으로 들어가 있으니 비선형 1계 PDE다. 본론 1에서 짚은 “선형이 아니라 비선형”의 가장 단순한 예가 여기다.

둘째 단계 — 변수 분리. HHtt 가 없으니 시간 분리가 작동한다. S=Et+W(x)S = -E t + W(x) 를 끼워 넣으면 S/t=E\partial S/\partial t = -E, S/x=W(x)\partial S/\partial x = W'(x) 이므로

E+12mW(x)2=0W(x)22m=E-E + \frac{1}{2m} W'(x)^2 = 0 \quad \Longrightarrow \quad \frac{W'(x)^2}{2m} = E

가 떨어진다. 시간이 사라지고 WW 의 한 변수 ODE만 남았다.

셋째 단계 — WW 구하기. 위 식을 풀면 W(x)=2mEW'(x) = \sqrt{2mE} 이고, 한 번 적분하면

W(x)=2mEx=pxW(x) = \sqrt{2mE}\, x = p\, x

(여기서 p=2mEp = \sqrt{2mE} 는 에너지 EE 에 대응하는 일정한 운동량이다. 적분 상수는 작용의 전체 영점을 정하는 임의 상수일 뿐이라 0으로 잡았다.) 곧

S(x,t;E)=pxEtS(x, t; E) = p\, x - E\, t

이 한 줄에 자유 입자의 모든 운동이 담겨 있다 — 변수가 x,tx, t 인 함수이고, EE 라는 라벨이 어느 에너지 값의 운동인지를 정한다. 본론 1에서 강조한 ”SS 는 좌표공간 위에 깔린 한 장의 함수”라는 그림이 여기서는 평면 위 선형 함수로 가장 단순하게 실현된 것이다.

헷갈리기 쉬운 곳 — 자유 입자의 SS 는 평면 함수, 그래서 운동량이 일정하다. S(x,t)=pxEtS(x, t) = px - Et 의 모양을 보면 xx 에 대해 1차, tt 에 대해 1차다. 그 기울기 S/x=p\partial S/\partial x = p 가 어디서나 일정한 값 pp 다. 본론 1에서 S/q\partial S/\partial q 가 운동량이라 했으니, 이 사실은 “자유 입자의 운동량이 시간과 무관하게 일정하다”는 뉴턴 운동 1법칙을 그대로 옮긴 셈이다. 작용 함수가 평면 이라는 기하학적 사실이 운동량 보존이라는 물리적 사실로 직역된다. 가속 운동이 있으면 SS 가 휘어지고, 그 휘어진 기울기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운동량을 그려 낸다.

넷째 단계 — 자코비(Jacobi)의 처방. 이 단계가 HJ 풀이의 묘미다. 정리하면 이렇다 — 작용을 분리상수에 대해 미분한 양은 또 다른 상수다.

SE=mpxt=const=t0\frac{\partial S}{\partial E} = \frac{m}{p}\, x - t = \text{const} = -t_0

좌변 계산을 한 번 따라가 보자. S=pxEtS = px - Et 이고 p=2mEp = \sqrt{2mE} 이므로, EE 로 미분하면 p/E=m/p\partial p/\partial E = m/p 가 나오고(p2=2mEp^2 = 2mE 를 미분해 풀면 2pdp=2mdE2p\, dp = 2m\, dE), 따라서 S/E=(p/E)xt=(m/p)xt\partial S/\partial E = (\partial p/\partial E) x - t = (m/p) x - t 이다. 이 양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상수 라는 것이 자코비의 처방이고, 그 상수를 t0-t_0 으로 둔다.

헷갈리기 쉬운 곳 — 자코비 처방이 왜 작동하는가 — 분리상수 미분 = 새 상수. 이 처방은 그냥 외워서 쓰는 마법이 아니다. 다음 장에서 정준변환으로 다시 읽으면 한 줄로 떨어지지만, 직관적인 뿌리는 이렇다 — S(q,t;E)S(q, t; E) 가 풀이라면, EE 를 살짝 다른 값 E+δEE + \delta E 로 바꾼 풀이 S(q,t;E+δE)S(q, t; E + \delta E) 도 풀이다(에너지가 살짝 다른 또 다른 운동). 두 풀이의 차 S/EδE\partial S/\partial E \cdot \delta E 가 같은 운동을 평행이동시킨 모양이 되려면, 그 차의 등위면이 시간 흐름에서 모양을 유지 해야 한다 — 즉 S/E\partial S/\partial E 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보존량이어야 한다. 좀 더 정밀한 이야기는 다음 장의 생성함수 그림으로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지금은 결과 — 분리상수로 미분한 양 = 또 다른 상수 — 를 손에 쥐고 한 발 더 나아간다.

헷갈리기 쉬운 곳 — t0t_0 의 정체 — 초기 시각이다. 자코비 처방의 우변에서 등장한 상수 t0-t_0 의 물리적 정체가 궁금할 만하다. S/E=(m/p)xt\partial S/\partial E = (m/p) x - t 인데 좌변이 상수라면 (m/p)xt=const(m/p)x - t = \text{const}. 입자가 어느 순간 x=0x = 0 을 통과했다고 치자. 그 순간의 시간을 t0t_0 이라 하면 0t0=t00 - t_0 = -t_0 이니, 우변 상수가 t0-t_0 로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그러므로 t0t_0 은 입자가 원점을 통과한 시각이다 — 초기 조건의 한 부분이고, 운동을 완전히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둘째 정보다(첫째 정보는 에너지 EE).

다섯째 단계 — 시간의 함수로 풀어내기. 넷째 단계에서 얻은 식 (m/p)xt=t0(m/p) x - t = -t_0xx 에 대해 풀면

x(t)=pm(tt0)x(t) = \frac{p}{m}(t - t_0)

이것이 우리가 이미 아는 자유 입자의 직선 운동이다 — 일정한 속도 p/mp/m 로, t=t0t = t_0 일 때 원점을 통과해서, 시간에 따라 균일하게 멀어진다. 뉴턴의 운동 1법칙이 HJ 방정식의 절차를 거쳐 다섯 단계 끝에서 다시 떨어진 것이다.

자유 입자 한 마리에 HJ를 들이대는 것은 분명히 과잉이지만, 이 예에서 절차의 다섯 단계가 가장 깨끗하게 드러난다. 각 단계가 어떤 도구를 쓰는지를 정리해 두면 — 첫째는 PDE 적기(본론 1의 마스터 식), 둘째는 시간 분리(본론 2의 첫 번째 도구), 셋째는 분리 ODE 적분(본론 2의 끝 — 한 변수 적분이면 끝남), 넷째는 자코비 처방(본론 3의 핵심 도구), 다섯째는 대수적 풀이. 어느 단계도 본 적 없는 신기술이 아니다. 본론 1·2에서 깔아 둔 절차를 차례로 밟아간 것이다.

만약 자유 입자 대신 단순 조화진동자 — H=p2/(2m)+12mω2x2H = p^2/(2m) + \tfrac{1}{2}m\omega^2 x^2 — 에 같은 절차를 적용해 보면 어떻게 될까. 첫째·둘째 단계는 같다. 셋째 단계 — WW 구하기 — 에서 W(x)2/(2m)+12mω2x2=EW'(x)^2/(2m) + \tfrac{1}{2}m\omega^2 x^2 = E 라는 한 변수 ODE가 나오고, 이걸 풀면 W(x)=2mEm2ω2x2W'(x) = \sqrt{2mE - m^2\omega^2 x^2} 가 된다. 적분이 자유 입자처럼 깨끗한 일차식으로 떨어지지 않고, 삼각함수가 등장하는 적분이 되지만 — 그래도 손으로 끝까지 적분된다. 넷째 단계 — S/E\partial S/\partial E — 를 통해 시간을 위치로 풀어내면 사인꼴 진동이 떨어진다. 이 예는 12장에서 작용–각 변수로 다룬 그 조화진동자이고, 두 책에서 같은 운동을 두 다른 방법으로 풀어 같은 결과에 도달하는 셈이다. 이 책의 다음 장에서 그 일치가 우연이 아니라 정준변환의 한 정리 임을 본다.

이 흐름이 다음 장의 정준변환과 만나면 비로소 HJ의 본격적인 효용이 시작된다 — 자코비 처방이 왜 작동하는지가 한 줄로 떨어지고, SS 가 생성함수의 자격을 얻으며, 적분 가능계의 작용–각 변수가 자동으로 떨어진다. 지금은 절차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손에 익혀 두는 데서 멈추자. 이 다섯 단계를 손에 익혀 두면, 다음 장에서 식이 추상적으로 보일 때마다 자유 입자라는 가장 단순한 예로 돌아와 절차를 검산해 볼 수 있다.

파이썬으로 확인

# 자유 입자의 HJ 풀이: W(x) = p x 를 그리고,
# 자코비 처방으로 얻은 x(t) 가 직접 적분과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import numpy as np
import matplotlib.pyplot as plt

m, E = 1.0, 0.5
p = np.sqrt(2 * m * E)        # 일정한 운동량

# 1) 특성함수 W(x) = p x
x_grid = np.linspace(0, 10, 200)
W = p * x_grid

# 2) 자코비 처방: ∂S/∂E = m x / p - t = -t0  →  x(t) = (p/m)(t - t0)
t = np.linspace(0, 10, 200)
t0 = 0.0
x_hj = (p / m) * (t - t0)

# 3) 비교군: ẋ = p/m 을 직접 적분 (Euler 충분)
dt = t[1] - t[0]
x_dir = np.zeros_like(t)
for i in range(1, len(t)):
    x_dir[i] = x_dir[i-1] + (p / m) * dt

err = np.max(np.abs(x_hj - x_dir))
print(f"HJ 경로와 직접 적분의 최대 오차 = {err:.2e}")

fig, ax = plt.subplots(1, 2, figsize=(8, 3))
ax[0].plot(x_grid, W); ax[0].set(xlabel="x", ylabel="W(x)", title="특성함수")
ax[1].plot(t, x_hj, label="HJ"); ax[1].plot(t, x_dir, "--", label="직접 적분")
ax[1].set(xlabel="t", ylabel="x(t)"); ax[1].legend()
plt.tight_layout()

코드의 흐름을 한 번 짚자. 이 스크립트는 본론 3에서 손으로 끌어낸 풀이를 수치로 다시 확인한다. 먼저 질량 m=1m = 1, 에너지 E=0.5E = 0.5 의 자유 입자를 잡고, p=2mEp = \sqrt{2mE} 로 일정한 운동량을 계산한다. 첫째 그림은 특성함수 W(x)=pxW(x) = p x — 본론 3 셋째 단계에서 손으로 적분해 얻은 그 직선이다. xx 가 0에서 10까지 갈 때 WW 가 비례해 증가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두 번째로, 자코비 처방으로 얻은 x(t)=(p/m)(tt0)x(t) = (p/m)(t - t_0) 를 시간 격자 위에서 평가한다(t0=0t_0 = 0 으로 잡았다). 이것이 HJ가 PDE를 거쳐 알려준 운동이다. 비교군으로, x˙=p/m\dot x = p/m 이라는 ODE를 오일러법으로 직접 적분한다 — 가속도가 0이라 이 ODE는 거의 자명하지만, 두 다른 경로(PDE 풀이와 ODE 적분)가 같은 결과로 떨어진다는 점을 손으로 확인하는 데 의미가 있다. 마지막에 두 경로의 최대 차이를 출력한다.

오차가 부동소수점 한계인 101410^{-14} 수준으로 떨어지면, 두 경로 — PDE를 풀어 얻은 경로와 ODE를 적분해 얻은 경로 — 가 같은 운동을 가리키고 있음을 손으로 확인한 셈이다. 본론 1에서 “1계 PDE의 특성곡선 = 해밀턴 흐름”이라 적었던 한 줄이 수치로 검증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두 언어가 같은 운동을 다른 방식으로 적었을 뿐이다.

자유 입자라 비교군의 오일러 적분도 정확히 떨어진다 — 가속도가 0이라 오일러의 1차 오차가 발생할 항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가속이 있는 운동(가령 조화진동자)에 같은 비교를 해 보면 오일러 쪽이 누적 오차를 가져 두 경로가 미세하게 갈라지는데, 그건 적분기의 정밀도 문제이지 HJ 풀이의 결함이 아니다. 자유 입자라는 가장 깨끗한 예에서 정확히 0이 떨어지는 것을 본 다음, 더 복잡한 계로 옮겨갔을 때 발생하는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를 분리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음 장으로

2장: 정준변환의 심화에서는 이 장에서 본 작용 SS 가 자연스럽게 생성함수 의 자격을 얻으며, HJ 방정식이 “해밀토니안을 0으로 보내는 정준변환을 찾는다”는 절묘한 한 줄로 다시 읽히는 과정을 본다. 이 시점에서 HJ는 더 이상 자유 입자에 쓰기 아까운 도구가 아니라, 적분 가능계의 작용–각 변수를 자동으로 길어 올리는 기계가 된다. 이 장에서 외워 쓴 자코비 처방도 그 때 한 줄짜리 정리로 떨어지고, 본론 2의 변수 분리가 12장의 적분 가능성 정의와 어떻게 짝지어지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절차의 골격은 지금 손에 들어왔으니, 다음 장은 그 절차에 왜 그렇게 작동하는가 의 답을 채워 넣는 장이 될 것이다. 그 답이 들어오면 HJ 방정식이 단순한 풀이 기법이 아니라, 해석역학 전체를 다시 보는 통합적 관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