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검색은 스팸의 대안인가, 더 값싼 표적인가
AI 검색은 스팸의 대안인가, 더 값싼 표적인가
세 개 사이트가 21만 5128개의 “최고의 소프트웨어” 페이지를 기계로 찍어 냈고, AI 검색 엔진이 그것을 출처로 인용한다. AI 검색은 SEO 스팸을 걸러 내는 대안이었는가, 아니면 훨씬 값싸게 조작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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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엔진이 광고와 제휴 링크와 콘텐츠 농장에 잠식되는 동안, AI 검색은 그 탈출구로 팔렸다. 열 개의 파란 링크를 뒤지며 어느 것이 광고이고 어느 것이 어필리에이트인지 판별하는 노동을 모델이 대신해 준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그 약속에는 숨은 전제가 있다. 모델이 인용하는 출처가 인간이 뒤졌을 때 도달했을 출처보다 낫거나, 최소한 같은 급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2026년 9월 2일, trellner 라는 이름의 조사 페이지가 그 전제를 정면으로 겨눈 리포트를 냈다. 제목은 직설적이다. “세 개 사이트가 AI를 위해 21만 5128개의 ‘최고의 소프트웨어’ 페이지를 만들었다. Perplexity는 그것을 인용한다.” Hacker News에 올라간 이 글은 512점과 249개의 댓글을 받았다.
리포트의 주장은 두 문장으로 요약된다. 첫째, AI 검색 답변의 근거가 되는 인용 대다수는 인터넷의 변두리에 있는 무명 도메인을 향한다. 둘째, 그 변두리 중 일부는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 AI가 인용하도록 설계되어 대량 생성된 페이지다. 이 두 문장이 사실이라면, AI 검색은 SEO 스팸의 해독제가 아니라 SEO 스팸의 새로운 숙주다. 그러나 사실 여부를 따지려면 리포트가 무엇을 실제로 측정했고 무엇을 추정했는지부터 분리해야 한다. 이 글이 하려는 일이 그것이다.
측정된 것: 7,534개의 인용, 그리고 21만 5128개의 생성 페이지
먼저 조사 방법이다. 저자들은 소프트웨어 카테고리 380개를 정의하고, OpenRouter를 통해 Perplexity 모델 두 개(perplexity/sonar, perplexity/sonar-pro)에 각각 질의했다. 프롬프트는 “상위 다섯 개를 순위 매겨 JSON으로 달라”는 형태였고, 총 API 호출은 760회였다. 그 결과 추천 슬롯 3,800개가 나왔고, 서로 다른 제품 1,807개가 이름을 올렸으며, 인용은 7,534건, 그 인용이 가리키는 서로 다른 도메인은 2,055개였다.
핵심은 그다음이다. 저자들은 인용된 모든 도메인을 Tranco 일간 순위 목록과 Wayback Machine에 대조했다. Tranco는 웹 인기도 순위표이고, Wayback은 그 도메인이 언제부터 존재했는지를 알려 준다. 이 두 축으로 보면 인용의 성격이 드러난다.
결과는 편중돼 있다. 전체 인용의 59.8%가 Tranco 10만 위 바깥의 도메인을 가리켰고, 23.4%는 아예 100만 위 안에도 들지 못한 도메인을 가리켰다. 순위가 매겨진 인용의 Tranco 중앙값은 71,611위였다. 반대편에서 보면 상위 10개 도메인이 전체 인용의 17.3%를 차지했다. 즉 인용 분포는 소수의 거대 사이트와 방대한 무명 도메인 꼬리로 양극화돼 있다. 참고로 Wikipedia는 7,534건의 인용 중 단 3건만 받았다.
나이 분포도 유의미하다. 순위권 밖 도메인의 Wayback 최초 캡처 중앙값은 2020년인 데 비해 순위권 도메인은 2011년이었다. 그리고 아카이브된 순위권 밖 도메인의 16.6%는 최초 캡처가 2025년 이후였다. 순위권 도메인에서 같은 비율은 1.6%다. 인용을 받는 무명 도메인은 최근에 생긴 것들에 눈에 띄게 몰려 있다는 뜻이다.
이 꼬리 안에서 저자들이 지목한 것이 wifitalents.com, worldmetrics.org, gitnux.org 세 사이트다. 셋을 합쳐 380개 카테고리 중 41개에서 181건의 인용을 받았다. 개별로는 wifitalents.com이 27개 카테고리에서 71건, worldmetrics.org이 22개 카테고리에서 60건, gitnux.org이 23개 카테고리에서 50건이다.
인용 건수 자체는 압도적이지 않다. 놀라운 것은 사이트맵의 크기다. wifitalents.com의 사이트맵에는 URL이 105,541개 있고 그중 72,713개가 /best/<무엇>-software/ 형태의 페이지다. worldmetrics.org은 103,578개 중 70,731개, gitnux.org은 107,083개 중 71,684개다. 세 숫자를 더하면 정확히 215,128이 나온다. 제목에 박힌 그 숫자다. 사람이 쓴 구매 가이드가 아니라, 카테고리 하나당 페이지 하나씩 기계로 찍어 낸 격자다.
이 페이지들이 사람이 아니라 기계를 겨냥했다는 증거로 저자들이 제시한 것은 구체적이다. HTML 타이틀 태그에 “Facts & Grounding Page”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그라운딩(grounding)은 검색 결과를 모델 답변의 근거로 붙이는 과정을 가리키는 용어다. 사람 독자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단어가 타이틀에 박혀 있다는 것은, 이 페이지의 독자가 사람이 아님을 자백하는 셈이다. 게다가 저자들은 바이라인에 렌더링되지 않은 템플릿 변수가 그대로 노출된 사례(“Within the next 26 days”, “Within the next 40 days”)를 찾아냈다. 사람이 검수했다면 남을 수 없는 흔적이다. 결정적으로 세 사이트는 같은 카테고리에서 서로 다른 순위를 내놓는다. 저자들이 든 예가 “project estimation software”인데, 세 사이트의 상위 다섯 개가 상당히 갈린다. 같은 질문에 같은 방법론으로 답했다면 나올 수 없는 불일치다.
세 사이트의 관계에 대해 리포트가 무엇을 주장하고 무엇을 주장하지 않는지가 중요하다. 셋 다 2023년 12월에서 2024년 5월 사이에 등록됐고, 동일한 Cloudflare 네임서버 쌍(pam.ns.cloudflare.com, sean.ns.cloudflare.com)에 DNS를 위임했으며, Services / Market Data / Software Advice / Editorial Process / Company라는 같은 내비게이션을 가진 같은 템플릿을 쓴다. 각 사이트는 정확히 여섯 개의 블로그 글을 갖고 있고, 그 글들은 나머지 두 브랜드를 언급한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것을 소유권의 증거로 격상하지 않는다. 리포트는 “네임서버 쌍을 공유한다는 것은 소유의 증명이 아니라 공통 Cloudflare 계정이라는 강한 정황 증거”라고 명시하고, “우리는 누가 이것들을 운영하는지 모른다. 셋 중 어디도 소유자를 밝히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인용 순위표 자체도 이 조사의 흥미로운 발견이다. 1위는 g2.com(291건, 3.86%), 2위는 reddit.com(261건, 3.46%), 3위가 guideflow.com(194건, 2.57%)이다. 앞의 둘은 리뷰 사이트와 커뮤니티라는 점에서 납득이 가지만 세 번째는 그렇지 않다. guideflow.com은 인터랙티브 제품 데모 도구를 파는 회사의 마케팅 블로그다. 리포트의 표현대로 “리뷰 사이트도, 디렉터리도, 퍼블리셔도 아니며, 우리가 물어본 어떤 카테고리에서도 경쟁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조사 대상 카테고리의 25%에 근거를 공급했고, 서로 다른 URL 96개가 96회 인용됐다. Tranco 순위는 177,039위다. 요컨대 한 벤더의 자사 블로그가 gartner.com(158건)보다 더 많이 인용됐다.
저자들이 스스로 붙인 한계도 정직하게 옮길 필요가 있다. 측정 대상은 Perplexity뿐이며 ChatGPT, Gemini, Copilot, Google의 AI Mode는 재지 않았다. 모델 두 개는 독립된 두 측정이 아니라 “한 검색 스택을 두 번 표본추출한 것”으로 읽어야 한다. 380개 카테고리는 실제 구매자가 묻는 질문의 표본이 아니라 저자들이 구성한 목록이고, 니치 버티컬에 치우친 목록은 롱테일 출처를 더 많이 끌어올린다. 페이지 수집은 명시된 리서치 user-agent를 단 로테이팅 데이터센터 프록시로 이뤄졌으므로, 이 사이트들이 검색 크롤러나 일반 브라우저에 돌려주는 내용과 다를 수 있다. 무엇보다 저자들은 인과를 주장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것들이 답을 바꾼다는 것을 보이지 않았다. 이 출처들을 제거하면 다른 추천이 나오는지 시험하지 않았다.” 전체는 하루치 스냅숏이고, 프롬프트 문구는 하나, 카테고리당 실행은 한 번, 반복 표본추출은 없다.
여기에 하나를 더 붙여야 공정하다. Hacker News 토론에서 여러 이용자가 이 리포트 자체가 LLM으로 쓰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jpimbert, @pietz, @ricardobeat). 한 이용자는 “AI 슬롭인 게시물은 앞으로 전부 신고하겠다”며, 이 저비용 스팸이야말로 리포트가 경고하는 바로 그것이라고 꼬집었다(@ricardobeat). 문체가 기계 같다는 것은 데이터가 틀렸다는 증명이 아니다. 다만 이 리포트의 숫자들은 원자료가 공개 재현되기 전까지는 저자의 자기 보고라는 사실은 남는다. 21만 5128이라는 숫자는 사이트맵을 직접 세어 보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종류이지만, 7,534건의 인용 분포는 그렇지 않다.
열 개의 링크와 하나의 서술: 조작 수익률은 왜 급등하는가
숫자를 확인했으니 구조를 봐야 한다. 이 현상을 “SEO 스팸의 연장”으로만 읽으면 놓치는 것이 있다.
전통적 SEO에서 스패머가 겨루는 것은 순위다. 그리고 순위 경쟁에는 두 가지 완충 장치가 있었다. 하나는 사용자가 결과를 여러 개 본다는 것이다. 스팸이 3위에 올라도 1위와 2위와 4위가 화면에 함께 있고, 사용자는 도메인 이름을 보고, 스니펫을 읽고, 몇 개를 열어 비교한다. 조작이 성공하려면 목록 전체를 장악해야 하는데 그것은 비싸다. 다른 하나는 출처가 사용자에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낯선 도메인의 “2026년 최고의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 15선”을 열면, 사람은 대개 몇 초 안에 그것이 어필리에이트 미끼임을 알아챈다. 스팸의 품질 저하가 사용자에게 직접 보인다.
AI 답변은 이 두 완충 장치를 동시에 제거한다. 첫째, 출처를 소수로 압축한다. 상위 열 개 도메인이 인용의 17.3%를 가져가고, 카테고리 하나에 붙는 인용은 많아야 십수 개다. 목록 전체를 장악할 필요가 없다. 인용 슬롯 하나만 확보하면 그 내용이 최종 서술에 섞여 든다. 둘째, 사용자에게 목록이 아니라 하나의 서술을 준다. 모델이 다섯 개 출처를 읽고 만든 매끄러운 문단에서, 어느 문장이 g2.com에서 왔고 어느 문장이 3주 전에 생성된 페이지에서 왔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각주가 달려 있어도 마찬가지다. 사용자는 각주를 클릭하지 않는다. 클릭했다면 애초에 AI 검색을 쓸 이유가 없었다.
조작의 투자 대비 수익이 급등하는 지점이 여기다. 필요한 것은 1위가 아니라 “인용 가능한 상태”이고, 얻는 것은 순위 한 칸이 아니라 답변 전체의 색조다. 그리고 그 문턱을 넘는 비용이 무너졌다. 21만 개의 카테고리별 구매 가이드를 사람이 쓰던 시절을 생각해 보자. 한 편을 30분 만에 찍어 낸다고 후하게 잡아도 10만 시간이 넘고, 아주 낮은 시급을 대입해도 인건비만 백만 달러 단위다. 생성 모델을 쓰면 같은 일이 API 호출 21만 회로 끝난다. 카테고리 목록과 템플릿과 배치 스크립트만 있으면 되고, 그 결과물의 품질은 사람이 읽을 만할 필요조차 없다. 읽는 것은 크롤러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찾아낸 렌더링되지 않은 템플릿 변수가 그 무심함의 증거다. 사람 독자가 있었다면 그 오타는 사흘 안에 신고됐을 것이다.
공급 측 경제가 이렇게 바뀌면 방어 측 경제도 바뀌어야 한다. 이것이 HN 토론에서 반복해 나온 지적이다. 한 이용자는 Perplexity가 곧 배우게 될 것이라며, Google은 검색 엔진이기 이전에 반(反)스팸 회사라고 지적했다(@alangibson). 이 말은 냉소가 아니라 조직론이다. Google이 20년 동안 축적한 것은 랭킹 알고리즘만이 아니라, 링크 팜과 콘텐츠 농장과 클로킹을 잡아내는 상시 대항 조직이었다. 검색을 “모델에 그라운딩을 붙이는 문제”로 재정의하고 진입한 회사들은 그 조직을 갖고 있지 않다. 다른 이용자는 이미 산업이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자기 친구가 다니는 회사는 사업 자체가 “AI에게 발견되기”이고, Reddit과 여러 토론 사이트에 글을 뿌리는 것이 업무의 일부라는 것이다(@dominotw). 학습 데이터를 조작해 모델이 자사 제품을 추천하게 만드는 것은 이미 큰 산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a2ff6eeb0).
그렇다면 냉소적 반론은 어떤가. HN에는 “AI SEO 전쟁이 시작됐다”(@lukev), “태초부터 있던 SEO 이야기”(@bensyverson)라는 반응이 있었다. 이 반론은 절반만 맞다. 인센티브 구조가 같다는 점에서는 맞다. 무언가가 추천의 관문이 되면 그 관문을 조작하려는 산업이 생긴다. 검색 엔진이든 앱스토어 순위든 리뷰 별점이든 마찬가지다. 그러나 “같은 이야기”라는 결론은 틀렸다. 다른 것은 세 가지다. 하나, 조작에 필요한 콘텐츠 생산 단가가 두세 자릿수 낮아졌다. 둘, 성공에 필요한 점유 범위가 목록 전체에서 인용 슬롯 하나로 줄었다. 셋, 결과물의 출처가 사용자에게서 감춰졌다. 앞의 둘은 공격 비용을 낮추고 뒤의 하나는 탐지를 늦춘다. 인센티브가 같다는 사실은 규모가 같다는 뜻이 아니다.
방어가 왜 어려운지도 구조적이다. 한 이용자는 LLM이 사람이 쓴 글보다 LLM이 생성한 글을 선호한다는 취지의 논문들이 있었다고 전하며, 자기 코드와 모델이 쓴 코드를 나란히 두고 물으면 모델은 늘 자기 것을 고른다고 덧붙였다(@xpct). 같은 이용자는 실무적 제약도 지적했다. 주요 모델 제공자의 웹 검색 도구는 키워드나 도메인을 제외할 수단조차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용자는 모델에 출처 회의(source skepticism)가 부족하다고 정리했다. 에이전트 트레이스를 보면 두 제품을 비교하라고 했을 때 인용되는 비교 페이지가 비교 대상 회사 중 하나가 운영하는 것인 경우가 흔하고, 거의 전부가 AI 생성 페이지라는 관찰이다. 그는 게시된 정보의 동기를 따지지 않는 것이 지금 악용 가능한 결함이며, 결국 모델 제공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 정보를 위한 조악한 유료 인증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toddmorey). guideflow.com이 3위에 오른 것은 정확히 이 결함의 사례다. 한 벤더의 자사 마케팅 블로그가 그 벤더가 경쟁하지도 않는 카테고리에서 근거로 쓰였다.
저방사능 강철, 그리고 검색이 원래 하려던 일
이 조사가 던지는 더 긴 질문은 오염의 누적이다. HN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점은 이것이었다. LLM 검색 엔진은 다른 LLM이 만든 콘텐츠를 학습하고 인용하는 것을 무엇으로 막는가. AI 생성 사이트가 인터넷의 다수를 차지하고, LLM이 자기 배출물을 다시 학습하며 오류와 거짓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는 지점에 도달하는가. 아니면 2022년 이전 코퍼스가 “저방사능 강철(low-background steel)“의 지위를 얻고, 그 이후의 것은 인간이 만들었다는 인증이 없는 한 점점 덜 신뢰받게 되는가(@sph).
저방사능 강철은 실제 사례다. 1945년 이후의 대기권 핵실험은 전 지구 대기를 방사성 동위원소로 오염시켰고, 공기를 써서 제련하는 현대 강철은 그 오염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래서 극도로 민감한 방사선 검출기를 만들려면 1945년 이전에 제련된 강철이 필요했고, 그 수요는 오래된 침몰선을 인양해 선체를 잘라 내는 산업을 만들었다. 비유가 강력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 오염은 되돌릴 수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깨끗한 재고는 줄어든다. 둘, 그 재고의 가치는 성능이 아니라 출처(provenance)에서 나온다. 같은 강철이라도 언제 만들어졌는지가 값을 정한다.
다만 이 비유를 사실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모델 붕괴(model collapse)는 아직 논쟁 중인 가설이다. 합성 데이터만 반복해 학습하면 분포가 무너진다는 실험 결과는 있지만, 실제 학습 파이프라인은 사람 데이터를 계속 섞고 필터링과 큐레이션을 거치며, 합성 데이터가 오히려 성능을 올린 사례도 많다. 이번 리포트가 보여 준 것은 학습 코퍼스의 붕괴가 아니라 추론 시점 검색 결과의 오염이라는 점도 구분해야 한다. 둘은 다른 문제다. 학습 오염은 느리고 되돌리기 어렵지만, 검색 오염은 인덱스 정책 하나로 오늘 바뀔 수 있다. 이번 조사가 실제로 입증한 것은 후자에 가깝고, 그 점에서는 오히려 덜 비관적이다.
한편 사용자 경험 쪽에서는 이미 손실이 발생했다. 한 이용자의 정리가 가장 날카롭다. 제품 검색은 불가능해졌고, 이미 무엇을 찾는지 알지 못하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antiloper). 이 문장은 검색이 원래 무엇을 위한 도구였는지를 되짚게 한다. 검색의 가치는 아는 것을 다시 찾아 주는 데 있지 않았다. 이름을 모르는 것에 도달하게 해 주는 데 있었다. 카테고리는 알지만 후보를 모르는 상태, 정확히 그 상태를 위해 “최고의 X 소프트웨어”라는 질문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조작의 수익이 가장 높은 지점이기도 하다. 검색이 가장 가치 있는 순간이 곧 검색이 가장 취약한 순간이라는 것, 이것이 이 문제의 구조적 불운이다.
다른 이용자는 더 서늘한 사례를 남겼다. 낯선 소도시로 여행하며 여러 LLM에 물었더니 하나같이 “Foobar 광장”의 길거리 음식을 열정적으로 추천했고 세부 묘사까지 붙였는데, 그런 광장은 그 도시에도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추적해 보니 근거는 인기 없는 서브레딧의 인기 없는 글에 달린, 추천 0의 오래된 댓글 하나였다. 광장 이름의 철자가 틀려 있었고, 원문은 “최고”라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mstaoru). 여기엔 스패머도 없었다. 근거가 하나뿐일 때 모델이 그것을 확신에 찬 문장으로 바꿔 놓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21만 개의 페이지는 이 실패 모드에 규모를 더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결론
리드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AI 검색은 SEO 스팸의 대안인가, 더 값싼 표적인가. 이번 조사가 지지하는 답은 후자에 가깝다. 다만 조건이 붙는다. 이 리포트는 Perplexity 한 스택의 하루치 스냅숏이고, 오염된 출처가 실제로 추천 결과를 바꿨는지는 시험하지 않았다. “AI 추천이 조작됐다”가 아니라 “AI 추천의 근거 공급망에 조작을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 들어와 있고, 아무도 그것을 걸러 내지 않았다”가 입증된 명제다. 이 구분을 지키는 것이 이 리포트를 인용하는 사람의 최소 의무다.
실무자에게 남는 시사점은 단순하다. 기술 선택 조사를 AI 답변에 맡길 때 위험한 것은 모델이 틀리는 경우가 아니라, 모델이 맞을 때와 똑같은 확신으로 틀리는 경우다. 그래서 검증은 답변 본문이 아니라 인용 목록에서 시작해야 한다. 도메인 이름을 읽고, 처음 보는 도메인이면 그것이 리뷰 사이트인지 벤더 블로그인지 확인하고, 언제 만들어진 사이트인지 본다. 한 카테고리의 근거가 전부 낯선 도메인이면 그 답변은 통과시키지 말아야 한다. 도구 쪽에서 도메인 제외나 화이트리스트를 지원한다면 쓰는 편이 낫다. HN에서도 Wikipedia, Reddit, arXiv, 주요 언론만 화이트리스트하겠다는 제안(@CapsAdmin), 검색 엔진에 슬롭 차단 목록을 붙여 버틴다는 보고(@linker3000)가 나왔다. 어느 쪽도 우아하지 않지만, 우아한 해법을 기다리는 동안 쓸 수 있는 것은 이런 것들뿐이다.
남는 질문은 누가 이 비용을 낼 것인가다. 반스팸은 비싸고, 눈에 보이지 않으며, 끝나지 않는다. Google은 그 비용을 20년에 걸쳐 광고 수익으로 냈다. 구독료로 검색을 파는 회사들은 무엇으로 낼 것인가. 그리고 그 비용을 내지 않기로 한 회사의 답변을, 우리는 무엇을 근거로 구별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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