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ge가 구형 광고 차단기를 잠근다 — Chrome이 연 문을 뒤따라 닫는 확장 생태계
Edge가 구형 광고 차단기를 잠근다 — Chrome이 연 문을 뒤따라 닫는 확장 생태계
구형 광고 차단기가 막히는 것은 보안의 진보인가, 아니면 광고를 파는 브라우저 회사가 자기 사업을 지키는 구조 조정인가. 그리고 이 둘은 정말 서로를 배제하는가.
도입 — 두 번째 문이 닫힌다
2026년 8월, Microsoft가 브라우저 Edge에서 Manifest V2(이하 MV2) 규격으로 만들어진 확장 프로그램을 기본값으로 비활성화하기 시작한다고 The Verge가 보도했다. 첫 대상은 Canary·Dev·Beta 등 시험판 채널이며, 이어지는 몇 달에 걸쳐 정식판(Stable)으로 확대된다. 보도를 종합하면 일반 소비자용 기기의 전환은 2026년 말까지 마무리되고, 기업이 관리하는 기기는 별도 정책으로 2027년까지 유예된다. 이 조치의 사실상 표적은 uBlock Origin으로 대표되는 구형 광고·추적 차단기다. 브라우저가 확장 규격을 바꾸는 것은 겉보기에 개발자만의 사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흔들리는 것은 수억 명이 매일 기대는 광고 차단의 토대다.
이 장면이 낯익은 이유는, 같은 문을 이미 Chrome이 먼저 닫았기 때문이다. Google은 2024년부터 MV2 확장의 단계적 비활성화를 시작해 2025년에 대부분을 걷어냈고, Edge의 이번 발표는 그 궤적을 거의 그대로 따라간다. The Verge의 기사 제목이 “Chrome이 했던 그대로(just like Chrome did)“라고 못 박은 것도 그래서다. Edge는 Chrome과 같은 Chromium 엔진 위에서 돌기 때문에, Google이 확장 플랫폼을 MV2에서 Manifest V3(이하 MV3)로 옮기면 그 위에 얹힌 Edge도 기술적으로 같은 제약을 물려받는다.
그러나 “물려받는다”는 표현은 절반만 진실이다. Edge는 기업 고객을 위해 MV2를 더 오래 켜 둘 수 있는 정책 스위치를 남겨 두었고, 이 유예를 언제 거둘지는 Microsoft의 선택이다. 즉 이번 결정에는 엔진에서 내려온 불가피성과, 광고 사업을 가진 회사의 자발적 판단이 겹쳐 있다. 이 글은 두 층을 분리한다. 먼저 무엇이 언제 어떻게 잠기는지의 팩트, 그다음 왜 하필 광고 차단이 그 그물에 걸리는지의 구조다.
무엇이 언제 잠기는가 — 팩트의 지도
먼저 규격의 세대 교체부터 정리하자. 브라우저 확장은 manifest.json이라는 명세 파일로 자신의 권한과 동작을 선언한다. MV2는 오래 쓰인 구세대 규격이고, MV3는 Google이 보안·성능·프라이버시를 명분으로 밀어붙인 후속 규격이다. 이번에 Edge가 끄는 것은 MV2로 작성된 확장이며, MV3로 만든 확장은 계속 돌아간다. 따라서 정확히 말하면 이번 조치는 “광고 차단 금지”가 아니라 “구형 규격 종료”다. 이 구분은 사소해 보이지만, 뒤에서 볼 논쟁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MV2에서 MV3로 넘어가며 바뀌는 기술적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상시 상주하던 백그라운드 페이지가 서비스 워커(service worker)로 대체된다. 서비스 워커는 필요할 때 깨어났다가 유휴 상태에서 종료되는 일시적 실행 단위여서, 확장이 브라우저 뒤에서 계속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둘째, 원격 코드 실행(remote code execution)이 금지된다. 확장이 외부 서버에서 코드를 내려받아 실행하는 길이 막히고, 심사를 통과한 코드만 돌 수 있다. 셋째, 그리고 광고 차단에 가장 결정적으로, 네트워크 요청을 가로채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바로 이 세 번째가 uBlock Origin의 심장을 겨눈다. MV2에서 차단기는 webRequest API를 “블로킹(blocking)” 모드로 써서, 브라우저가 보내려는 모든 요청을 확장이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고 판단해 막았다. 광고 도메인인지, 추적 스크립트인지, 페이지의 어느 요소를 숨겨야 하는지를 확장의 코드가 매 요청마다 직접 결정했다. MV3는 이 모델을 declarativeNetRequest(선언적 네트워크 요청, 이하 DNR)로 바꾼다. 확장은 더 이상 요청을 직접 보지 못하고, 대신 “이런 패턴의 요청은 막아라” 같은 규칙 목록을 미리 브라우저에 넘겨준다. 실제 차단은 브라우저가 수행한다. 감시자가 확장에서 브라우저로 넘어가는 것이다.
여기서 숫자가 등장한다. Chromium의 DNR은 확장이 등록할 수 있는 규칙 수에 상한을 둔다. 문서화된 기준으로 정적 규칙은 약 30,000개(최대 50개 룰셋에 걸쳐)로 제한되고, 동적 규칙과 정규식 규칙에도 각각 별도의 상한이 걸려 있다. 광고·추적 차단 목록은 흔히 이 규모를 훌쩍 넘어서기 때문에, 상한 자체가 차단 성능의 천장이 된다. uBlock Origin의 개발자 Raymond Hill(온라인에서 gorhill)은 이 규칙 수 한계와 동적 필터링·요소 숨김 같은 기능의 제약 때문에, MV3용으로 따로 내놓은 uBlock Origin Lite가 원래의 uBlock Origin과 같지 않다고 오래 지적해 왔다.
정리하면 이렇다. Edge에서 8월부터 순차적으로 꺼지는 것은 MV2 확장 전체이고, 그중 사용자가 가장 아프게 체감하는 것이 uBlock Origin이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uBlock Origin Lite는 MV3 규격이라 살아남지만, 규칙 수 상한과 기능 축소를 안고 간다. 한편 자체 엔진을 쓰는 Firefox는 MV2식 블로킹 webRequest를 계속 지원하기로 해서, 클래식 uBlock Origin이 그대로 돈다. 실제로 Mozilla 측은 이번 Edge의 행보를 공개적으로 겨냥하며 자사와의 차이를 부각했다. Chromium 진영이 문을 닫는 동안 Firefox는 문을 열어 둔 셈이다.
선언적 차단과 광고를 파는 문지기 —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이제 왜인지를 본다. 두 개의 층이 있다. 하나는 기술적 정당성, 다른 하나는 사업적 이해다.
기술 쪽 명분은 진짜다. MV2의 블로킹 webRequest는 확장에 막대한 권한을 준다. 사용자가 방문하는 모든 페이지의 모든 요청을 실시간으로 읽고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악성 확장에게는 상시적인 감청·조작 통로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시 상주 백그라운드와 원격 코드 실행까지 더하면, MV2는 성능과 보안 양면에서 공격 표면이 넓다. HN 토론에서도 MV3가 MV2의 “상시 열린 원격 코드 실행 경로”를 닫는 등 실질적 보안 개선을 담고 있으며, 광고 차단 약화는 그 부수 효과일 뿐이라는 옹호론이 나왔다(HN 토론의 한 참가자 주장, 의역). 브라우저가 스스로 차단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주장, Safari가 이미 오래전부터 MV3와 비슷한 콘텐츠 차단 모델을 써 왔는데 유독 Chromium만 비난받는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HN 토론, 의역).
흥미로운 것은, “MV3가 정말로 차단 성능을 떨어뜨리는가”조차 토론에서 합의가 없다는 점이다. HN에서는 MV3가 광고 차단의 효과를 측정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뜨리지 않으며 오히려 개선하는 면도 있다는 주장이 2026년 학술 논문(PETS)을 근거로 제시됐고, 실제로 uBlock Origin Lite로 대부분의 광고가 잘 막힌다는 사용자 증언도 여럿 있었다(HN 토론, 의역). 반대편에서는 uBlock Origin 개발자 본인이 Lite가 열등하다고 밝혔다는 사실을 들어, “이론적으로 열등한 것”과 “실전에서 체감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반박이 오갔다(HN 토론, 의역). 정리하면 팩트는 이렇다 — MV3의 상한과 기능 축소는 문서로 확인되는 실재하는 제약이지만, 그 제약이 평균적 사용자의 체감 차단율을 얼마나 떨어뜨리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이 구분을 흐리는 순간 논의는 곧장 진영 싸움이 된다.
문제는 기술 명분이 참이어도 이해상충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HN 토론에서 누군가는 “브라우저가 직접 광고를 차단하는 게 낫다”는 주장에 “여우에게 닭장을 맡기라는 소리”라고 응수했다(의역). 이 비유가 정곡을 찌른다. 확장 플랫폼의 규격을 정하는 회사가 동시에 세계 최대급 광고 사업자라면, 그 회사가 “광고 차단은 브라우저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할 때 우리는 그 판단이 순수하게 기술적이라고 믿을 근거가 없다. Google은 매출의 압도적 비중이 광고에서 나오고, Microsoft 역시 Bing과 Microsoft Advertising을 통해 광고 사업을 키워 온 광고주다. 두 회사 모두 사용자가 광고를 더 적게 보는 것이 사업적으로 손해다.
그렇다고 이들이 노골적으로 광고 차단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규격을 바꿔 차단기의 성능 상한을 낮추고, 가장 강력한 도구를 “구형”으로 분류해 서서히 끄고, 남는 조치는 “보안”이라는 반박하기 어려운 명분으로 감싸면 된다. 이것이 플랫폼 권력의 작동 방식이다. 강제가 아니라 기본값과 규격으로 결과를 유도한다. Edge의 경우가 특히 선명한 것은, Chromium 엔진에서 내려온 불가피성 뒤에 Microsoft 자신의 선택이 숨을 수 있기 때문이다. MV2를 더 오래 켜 둘 정책 스위치를 기업용으로는 남겨 두면서 소비자용으로는 거두는 결정은, 엔진 탓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사안의 본질은 “MV3가 나쁜 규격인가”가 아니다. 보안 개선은 실재하고, 성능 논쟁은 아직 열려 있다. 본질은 규격을 정하는 자와 광고로 먹고사는 자가 동일인일 때, 사용자는 그 규격이 누구의 이익에 최적화됐는지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구조적 비대칭이다. 브라우저가 콘텐츠와 사용자 사이의 문지기라면, 그 문지기가 광고를 파는 사람일 때 사용자의 이익과 문지기의 이익은 조용히 어긋난다.
전망 — 사용자의 선택권은 어디로 가는가
그렇다면 사용자의 선택권은 어디로 가는가. 현실적인 출구는 이미 여럿 열려 있다.
가장 단순한 길은 엔진을 바꾸는 것이다. Firefox는 블로킹 webRequest를 유지하기로 했으므로 클래식 uBlock Origin이 그대로 돌고, HN 토론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반응도 “Edge는 결국 Firefox를 내려받는 데 가장 좋은 브라우저”라는 자조 섞인 것이었다(의역). Brave처럼 차단을 확장이 아니라 브라우저 자체에 내장한 Chromium 계열도 있다. 다만 이 경우 차단의 통제권이 다시 브라우저 벤더에게 돌아간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하다.
두 번째 길은 차단의 위치를 브라우저 바깥으로 옮기는 것이다. Pi-hole이나 Unbound 같은 DNS 단계 차단은 네트워크 전체에 걸쳐 모든 기기·모든 브라우저에 적용된다. 대신 한계가 분명하다. HN 토론에서 지적됐듯, 광고가 콘텐츠와 같은 도메인에서 제공되면(예: 일부 YouTube 광고) DNS 차단으로는 콘텐츠까지 함께 막지 않고서는 걸러낼 수 없다(의역). 요소 숨김이나 스크립트 차단 같은 페이지 내부 작업도 DNS의 영역 밖이다. 그래서 DNS 차단은 브라우저 확장을 대체한다기보다 보완한다.
엔지니어 관점에서 이번 전환이 주는 실무적 시사점은 두 가지다. 하나, 확장에 의존한 차단·프라이버시 도구는 이제 플랫폼 규격 변화라는 정치적 리스크를 상수로 안게 됐다. 도구를 고를 때 그것이 어느 엔진·어느 규격에 묶여 있는지가, 기능 목록만큼이나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둘, 통제권을 자기 손에 두려는 사용자일수록 차단 레이어를 브라우저 밖(DNS·라우터·자체 프록시)으로 분산시키게 된다. 플랫폼이 규격으로 상한을 정하면, 규격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유일하게 그 상한을 벗어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비관 시나리오는 명확하다. Chromium이 사실상의 웹 표준이 된 상황에서 Chrome과 Edge가 나란히 MV2를 끄면, 전체 웹 사용자 대다수가 성능이 제한된 차단만 쓸 수 있는 세계가 기본값이 된다. 낙관 시나리오는, 이 사건이 Firefox·DNS 차단·내장 차단 브라우저로의 분산을 촉진해 “브라우저 벤더=차단 규격 결정자”라는 단일 통제점을 흔드는 것이다. 어느 쪽이 우세할지는 결국 평균적 사용자가 uBlock Origin Lite의 체감 성능에 만족하느냐에 달렸다 — 그리고 그 만족 여부야말로 앞서 본, 아직 논쟁 중인 바로 그 질문이다.
결론 — 문은 닫히되, 뒷문은 아직 열려 있다
리드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구형 광고 차단기가 막히는 것은 보안의 진보인가, 광고 회사의 자기 방어인가. 답은 “둘 다이며, 그래서 문제다”에 가깝다. MV3의 보안 개선은 지어낸 명분이 아니다. 그러나 그 규격을 정하는 손과 광고로 돈을 버는 손이 같다는 사실은, 아무리 명분이 진실이어도 지워지지 않는다. 진짜 쟁점은 규격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사용자가 그 규격의 동기를 검증할 수 없는 구조적 비대칭이다.
Edge의 이번 결정이 특히 시사적인 것은, 그것이 순수한 엔진 상속이 아니라 유예 스위치를 쥔 회사의 선택이었다는 점이다. Chromium이 문을 만들었다면, 그 문을 언제 닫을지는 Microsoft가 정한다. 그럼에도 사용자에게 남은 힘은 여전히 존재한다 — 엔진을 바꾸고, 차단을 브라우저 밖으로 옮기고, 어떤 도구가 어느 규격에 묶였는지를 따져 고르는 것. 플랫폼이 기본값으로 결과를 유도하는 시대에, 기본값을 거스르는 선택 자체가 사용자가 쥔 마지막 지렛대다.
그래서 당신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의 광고 차단은 지금 누구의 규격 위에서 돌고 있으며, 그 규격을 정하는 회사는 당신이 광고를 보는 것과 안 보는 것 중 무엇으로 돈을 버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8월에 조용히 닫히는 문 앞에서 어디로 걸어야 할지도 이미 알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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