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Berkeley CS 10 의 35.3 % 낙제율 — 'AI 의존' 과 '선행 수학 붕괴' 라는 두 원인의 분리
UC Berkeley CS 10 의 35.3 % 낙제율 — ‘AI 의존’ 과 ‘선행 수학 붕괴’ 라는 두 원인의 분리
2026 년 6 월 4 일, The Daily Californian 의 보도가 HN 에 올라 765 점과 737 코멘트를 모았다. UC Berkeley 의 입문 CS 강좌 CS 10 (‘The Beauty and Joy of Computing’) 의 봄학기 낙제율이 35.3 % 로 뛰었다. 직전 두 학기 (Spring 2024, 2025) 의 10 % 미만에서 한 학기 만에 세 배 이상의 도약이다. 같은 학기 CS 61A 의 평균 학점은 C+ (2.3 GPA), 학과 권고 가이드라인 (2.8 ~ 3.3) 의 한참 아래로 내려갔다. EECS 127 의 D / F 합계는 16.8 % — 평소의 5 % 의 세 배 이상이다. 보도가 짚은 두 원인은 ‘LLM 에 너무 기댄 과제 수행’ 과 ‘선행 선형대수·벡터 미적분의 부재’ 다. 두 원인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도입 — ‘35.3 % 낙제율’ 이라는 숫자의 무게
먼저 숫자의 윤곽을 정리한다. CS 10 은 Berkeley 의 ‘CS 비전공자도 들을 수 있는 입문 강좌’ 의 자기 묘사를 가진다. Snap! / Python 으로 기초 알고리즘과 추상화를 가르치는 한 학기 강좌고, 학생 풀은 다양하다 — 전공 결정 전 신입생, 인문계 / 사회과학 학생, CS 전공으로 옮기려는 편입생. 그 강좌의 봄학기 낙제율 35.3 % 가 의미하는 것은, 같은 강좌의 직전 학기 낙제율 10 % 미만과의 비교에서 가장 명확하다. 학생 풀의 사회 구성, 강의 자료, 교수진은 거의 그대로다. 단 하나 변한 것이 있다 — LLM 의 가용성이다.
같은 패턴이 다른 강좌에서도 보인다. CS 61A 는 Berkeley CS 전공의 가장 표준적인 첫 강좌다. 그 강좌의 평균 학점이 C+ 까지 떨어진 것은 학과의 자기 표준 (2.8 ~ 3.3) 의 명백한 위반이고, 학과의 가이드라인이 평균을 끌어올리도록 설계되었음을 감안하면 더 큰 신호다. EECS 127 의 16.8 % D / F 합은 또 다른 패턴을 보여 준다 — 이 강좌는 최적화 모델을 다루는 응용 수학 강좌이고, 선형대수 / 벡터 미적분의 충분한 선행이 전제다. 그 선행의 붕괴가 이 강좌의 낙제율로 직접 측정된다.
보도가 인용한 두 교수의 진단이 사건의 두 결을 갈라 짚는다. 첫째, Dan Garcia 의 진술 — CS 10 의 봄학기 낙제율 가운데 일부는 ‘걸렸고 처벌받은’ 부정행위의 결과다. 30 명에 가까운 학생이 take-home 시험에서 LLM 사용으로 적발됐다. 즉 낙제율의 일부는 ‘학생들이 못 한 결과’ 가 아니라 ‘못 했지만 LLM 으로 가린 결과’ 다. 둘째, Gireeja Ranade 의 진술 — 학생들이 선형대수 선행에서 막혔다. 그리고 한 학생의 선행 강좌에 ‘open-internet, open-AI 정책’ 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가 직접 발견했다. 즉 낙제율의 또 다른 일부는 ‘선행 강좌가 측정하지 못한 부재’ 가 다음 강좌에서 노출된 결과다.
본 글은 이 두 원인을 분리해 분석한다. 두 원인은 같은 ‘AI 의존’ 의 두 표현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책적 처방이 정반대 방향이다. 그 분리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처방이 잘못 향한다.
본문 1 — ‘AI 의존’ 의 표면: 부정행위 적발과 그 한계
먼저 첫째 원인 — ‘학생들이 시험에서 LLM 을 썼다’ — 의 작동 방식을 풀어 본다. 이 원인은 가장 명확하고, 가장 처방이 단순해 보인다. take-home 시험을 in-person 시험으로 바꾸고, 코드 작성 과제를 라이브 코딩 면접으로 바꾸고, 부정 행위 적발 시스템을 강화한다. Garcia 의 ‘no curve, transparent letter-grade threshold’ 정책이 이 처방의 한 형태다 — 학생들이 다른 학생과의 비교가 아니라 절대 기준으로 평가되도록 만들면, ‘남이 LLM 쓰니 나도 써야 한다’ 는 경쟁 압력의 일부가 사라진다.
이 처방의 한계는 즉시 보인다. HN 의 가장 공감을 받은 한 코멘트가 정확히 이 한계를 짚는다 — 정서를 그대로 옮기면 — “과제는 완전히 무점수 (ungraded) 가 되어야 한다 … 그것이 부정행위를 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부정행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방법이다 (Homework needs to be completely ungraded … that’s the only way to make sure that people who don’t want to cheat have to cheat anyway)”. 이 한 줄이 가리키는 것은, 경쟁 압력의 비대칭이다. 90 % 의 학생이 LLM 으로 과제를 빠르게 끝내는데 10 % 만 직접 한다면, 직접 하는 10 % 는 시간 부족으로 다른 과목에서 손해를 본다. 그 손해를 피하려면 10 % 도 LLM 을 쓰게 된다. ‘LLM 을 쓰는 것이 정직한 학생도 강제로 쓰게 만드는’ 구조가 핵심 문제다.
이 비대칭은 단순한 부정행위 적발로 풀리지 않는다. 적발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 — LLM 출력의 통계적 표지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 도 있지만, 더 깊은 문제는 ‘과제의 평가 의미 자체가 무너졌다’ 는 점이다. 과제 단위로 학생의 이해를 측정하는 종전의 평가 방식은, 학생이 같은 작업을 자기 머리로 하는 것을 전제했다. 그 전제가 LLM 으로 깨졌을 때, 같은 평가가 측정하는 것은 ‘학생의 이해’ 가 아니라 ‘학생의 LLM 사용 효율’ 이다. 두 가지는 다른 능력이다.
Garcia 의 정책 변화 — ‘no curve’ — 가 한 갈래의 답이지만, 그것은 부정행위 인센티브를 줄일 뿐 평가의 의미를 회복하지는 않는다. 평가의 의미 회복은 더 어려운 작업이다 — ‘LLM 을 쓰는 사용자’ 가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지의 기준을 다시 정의하고, 그 기준에 맞는 새 평가 도구 (라이브 코딩, 화이트보드 설명, 코드 리뷰 시연) 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한 교수의 개별 결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강좌 설계, 학과 정책, 대학 차원의 일관된 표준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비대칭이 있다. Ranade 가 발견한 ‘선행 강좌의 open-AI 정책’ 이다. 한 강좌의 교수가 부정행위를 엄격히 막아도, 그 학생이 들었던 선행 강좌가 LLM 을 자유롭게 허용했다면, 그 학생의 머릿속에 있어야 할 선형대수 지식은 이미 빠져 있다. 이는 한 강좌의 평가가 단일 강좌의 책임이 아니라 강좌 체인 전체의 책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Berkeley 같은 큰 대학에서 강좌 간 정책 일관성을 만드는 것은 거의 행정의 시간 단위 (몇 학기) 가 걸린다. 그 시간이 흐르는 동안 더 많은 학생이 빈 선행을 가진 채 다음 강좌로 진학한다.
본문 2 — ‘선행 수학 붕괴’ 의 더 깊은 층
두 번째 원인 — 선형대수 / 벡터 미적분의 부재 — 을 풀어 보면, 더 깊은 진단이 보인다. 이 원인은 첫째 원인 (LLM 의존) 의 결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큰 구조 — ‘추상화의 사다리’ 의 단계별 붕괴 — 의 일부다.
전통적으로 대학 CS 의 학습 사다리는 이렇게 구성됐다. 고등학교의 대수 / 기하 → 대학 1 학년의 미적분 / 선형대수 → CS 1 학년의 알고리즘 입문 → CS 2 학년의 자료구조 / 이산수학 → CS 3 학년의 알고리즘 / 운영체제 / 컴퓨터 구조 → CS 4 학년의 응용 (ML, 컴파일러 등). 각 단계가 다음 단계의 추상화를 가능하게 했다. 선형대수 없이 머신러닝을 이해할 수 없고, 이산수학 없이 알고리즘의 정당성 증명을 따라갈 수 없다.
이 사다리의 가운데 단계 — 대학 1 학년의 미적분 / 선형대수 — 가 무너지면 그 위의 모든 단계가 흔들린다. EECS 127 의 낙제율은 이 흔들림의 직접 측정이다. 학생들은 강좌의 자료 (라그랑지 곱셈자, 컨벡스 최적화, KKT 조건) 를 외울 수 있지만, 그 자료의 의미를 자기 머리로 재구성하지 못한다. 시험에서 약간 다른 변형 문제가 나오면 풀지 못한다. LLM 을 쓰면 풀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험은 LLM 없이 친다.
이 진단이 5/31 의 본 블로그 분석 (Brethorst 의 ‘도메인 전문성이 진짜 해자였다’) 과 만나는 지점이 있다. Brethorst 의 진단은 AI 가 코드 작성과 도메인 전문성을 분리해 후자만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Berkeley 의 사건은 그 분리의 또 다른 측면을 보여 준다 — AI 가 학생의 표면적 능력 (과제 완수) 과 깊은 능력 (수학적 추상화 이해) 을 분리해, 후자가 측정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둘 다 같은 구조 — ‘AI 가 매개 능력의 단가를 떨어뜨려, 진짜 핵심 능력만 남게 만든다’ — 의 두 표현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분리가 등장한다. Brethorst 의 진단에서 ‘진짜 해자’ 가 도메인 전문성이라면, Berkeley 의 사건에서 ‘진짜 해자’ 는 무엇인가. 단순한 ‘AI 없이 코드를 짤 수 있는 능력’ 이 아니라, 수학적 추상화를 자기 머리로 구성하고 검증하는 능력 이다. 이 능력은 LLM 이 보조할 수 있지만 대체할 수 없다 — 적어도 현재의 LLM 의 한계 안에서는. 새로운 알고리즘 설계, 정합성 증명, 성능 최적화의 한계 분석 같은 작업은 모두 이 능력에 묶여 있다.
HN 의 또 다른 코멘트가 이 진단의 시간 차원을 짚는다 — 정서 요약 — “박사 수준의 전문가들조차 LLM 없이 브레인스토밍하고 코딩하고 깊이 생각하고 글 쓰는 능력을 잃어 가고 있다 (Many of them can no longer brainstorm, code, think deeply, or write without an LLM present doing 90% of the work)”.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위축이 시니어 엔지니어, 박사, 교수에게도 일어난다. Berkeley 의 학부 강좌는 가장 빠르고 가장 뚜렷한 측정값일 뿐, 같은 위축이 산업 전반에서 진행 중이다.
이 진단이 가장 어두운 부분은, 그 위축이 자기 강화 루프라는 점이다. 학생이 LLM 으로 과제를 끝내고, 그 학생이 졸업해 직장에서 LLM 으로 일하고, 그 직장에서 만들어진 코드 / 분석 / 글이 다음 LLM 학습 데이터의 일부가 된다. 그 데이터 위에서 학습된 다음 LLM 이 다시 더 많은 학생의 과제를 끝낸다. 이 루프 안에서 ‘자기 머리로 수학적 추상화를 구성하는 능력’ 의 단가가 어디서 다시 올라가는지의 질문이, 다음 세대 교육의 가장 큰 단일 질문이다.
본문 3 — 학교의 시간상수와 도구의 시간상수
이 사건이 단일 대학의 단일 학기 사건이 아니라 시대의 진단이라는 점은, HN 의 또 다른 코멘트가 정확히 짚는다 — 정서 요약 — “학교는 년 단위로 작동하는데, AI 는 주 / 월 단위로 진보한다 (Schools work on timescales of years, AI is advancing on the timescale of weeks and months)”. 이 시간상수 비대칭이 사건의 구조적 원인이다.
대학의 행정 시간상수를 풀어 보면 — 신규 강좌의 도입은 보통 2 학기의 검토 → 1 학기의 시범 → 그 다음 학기의 정규화로, 약 2 년이 걸린다. 강좌 평가 정책의 변경은 1 년 단위다. 학과 차원의 일관된 표준 (예: ‘LLM 사용 정책의 표준화’) 의 도입은 2 ~ 3 년이 걸린다. 입학 정책의 변경 (예: ACT / SAT 의 재도입, 1,300 명 이상의 UC 교수가 청원한 사안) 은 5 ~ 10 년 단위다.
LLM 의 시간상수는 정반대다. GPT-3 의 출시는 2020 년 6 월. ChatGPT 가 2022 년 11 월. GPT-4 가 2023 년 3 월. Claude 3.5 Sonnet 이 2024 년 6 월. Claude 4 가 2025 년 5 월. Claude 4.8 이 2026 년 5 월. 약 6 ~ 12 개월 단위의 큰 도약이 있고, 그 사이에 매월의 소도약 (Cursor, Aider, Claude Code 같은 도구의 등장과 진화) 이 끼어 있다. 학생이 학기 시작 시점에 마주한 LLM 의 능력과 학기 종료 시점에 마주한 LLM 의 능력이 다르다. 한 강좌의 디자인이 그 차이를 따라잡지 못한다.
이 시간상수 비대칭이 만드는 결과는 두 갈래다. 첫째, 강좌 디자인이 매번 한 발 늦는다. 한 학기의 LLM 의존 패턴을 보고 다음 학기의 정책을 만들면, 그 정책이 시행될 때는 LLM 의 능력이 또 한 단계 도약해 있다. Berkeley 의 봄학기 35.3 % 가 가을학기에 20 % 로 떨어진다 해도, 그것은 진단의 해결이 아니라 한 학기 늦은 적응에 불과하다. 둘째, 학생의 학부 4 년 동안 LLM 의 능력이 적어도 두 ~ 세 번의 큰 도약을 한다. 그 도약마다 ‘같은 강좌의 측정값’ 의 의미가 다르다. 4 년 전 입학생이 마주한 CS 10 과 4 년 뒤 입학생이 마주할 CS 10 은 같은 이름의 강좌지만 다른 강좌다.
이 두 갈래의 결과가 합쳐지면, ‘학교가 도구를 따라잡는’ 모델 자체의 한계가 드러난다. 학교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라면, 학교의 역할 자체를 재정의해야 한다. ‘과제를 채점하는 곳’ 에서 ‘도구 없이도 가능한 깊은 추상화를 보장하는 곳’ 으로의 재정의가 한 갈래다. ‘4 년 학위’ 에서 ‘6 개월 단위의 모듈러 자격증’ 으로의 재정의가 또 한 갈래다. 두 갈래 모두 행정적으로 매우 어렵지만, 행정의 어려움이 시간상수 비대칭의 해결을 만들지는 않는다.
Berkeley 의 35.3 % 가 가리키는 것은 단순한 한 학기의 사고가 아니라, 대학 시스템의 시간상수가 도구의 시간상수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의 첫 큰 가시화다. 다음 5 년 안에 같은 패턴이 미국 / 한국 / 일본의 모든 큰 대학에서 측정될 것이다.
결론 — ‘두 원인의 분리’ 가 만드는 두 처방
Berkeley 의 사건이 HN 의 765 점을 모은 진짜 이유는, 그것이 ‘AI 의존’ 이라는 한 단어로 묶이는 두 다른 원인 — 직접적 부정행위와 선행 능력 붕괴 — 을 분리해 보여 줬기 때문이다. 두 원인은 처방이 다르다.
첫째 원인 (부정행위) 의 처방은 평가 형식의 변화다. take-home 을 in-person 으로, 자유 응답을 라이브 설명으로, no-curve 정책으로 경쟁 압력을 줄이는 방향이다. 이 처방은 한 강좌 / 한 학기 단위로 실행 가능하다. Berkeley 의 Garcia 가 시작한 ‘no curve’ 가 그 예다. 이 처방의 한계는 평가의 의미 자체를 회복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원인 (선행 붕괴) 의 처방은 강좌 체인 전체의 일관된 정책이다. 한 강좌의 교수가 자기 강좌만 엄격히 하면, 다음 강좌의 학생은 빈 선행을 가진 채 도착한다. 학과 차원, 더 나아가 대학 차원의 일관된 ‘LLM 사용의 단계별 정책’ 이 필요하다. 입문 강좌에서는 LLM 사용 금지, 중급 강좌에서는 LLM 사용 가능하지만 평가에서는 금지, 고급 강좌에서는 LLM 활용을 명시적 평가 항목으로 — 같은 단계별 정책이 한 가설이다. 이 처방은 행정의 시간상수 (2 ~ 3 년) 가 필요하고, 도구의 시간상수 (6 ~ 12 개월) 와 부딪힌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을 던지면서 닫는다. 우리가 졸업한 (또는 졸업할) 대학의 강좌가 가르친 능력 가운데, ‘도구 없이도 가능한 깊은 추상화 능력’ 의 비율은 얼마였는가. 그 비율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낮다면, 우리는 졸업장이 가리키는 능력과 실제 능력의 차이를 자기가 메워야 한다. Berkeley 의 35.3 % 는 그 차이를 가시화한 첫 큰 측정이고, 같은 측정이 곧 우리에게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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